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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원론] 7. 소비자, 생산자, 시장의 효율성



후생경제학(welfare economics)은 자원의 배분이 사람들의 경제적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이다. 


어떤 사람이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음반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경매에 내놓았다. 이 경매에 테일러, 캐리, 리한나, 가가 가 구입하려고 하는데 각자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에는 상한이 있고, 다음과 같이 지불의사를 밝혔다. 이 금액을 지불용의(willingness to pay)라고 한다. 지불용의는 구입 희망자가 어떤 재화를 구입하기 위해 지불하고자 하는 최고금액이다.  

음반 소지자는 이 음반을 팔기 위해 낮은 가격부터 부르고 네 사람 모두 음반에 대한 값을 지불할 것이기 때문에 서서히 금액을 올릴 것이다. 가격올리기는 테일러가 80달러(보다 약간 더 높은 금액)를 부를 때 끝날 것이고 캐리, 리한나, 가가는 지불용의가 80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에 경매에서 탈락한다.

이때 테일러는 100달러를 낼 의사가 있었으나 80달러에 구입할 수 있고, 이 경우 테일러가 20달러의 소비자잉여를 누렸다고 한다.

소비자잉여(consumer surplus)는 구입자의 지불용의(지불하려는 금액)에서 실제로 지불한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이고, 소비자가 시장에 참여해 얻는 이득이다. 앞의 예에서 테일러는 20달러의 이득을 얻었으나 캐리, 리한나, 가가는 음반을 얻지 못하고,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잉여를 누리지 못했다. 

만약 앞의 음반 소지자가 음반을 두 개 가지고 있고, 1인당 1개씩 구입한다고 하면, 테일러와 캐리는 70달러에 구입할 수 있고, 이때 테일러는 30달러, 캐리는 10달러의 소비자잉여를 누리고, 리한나와 가가는 소비자잉여를 누리지 못한다. 이 시장에서의 소비자잉여의 합계는 40달러이다. 

다음은 테일러, 캐리. 리한나, 가가의 지불용의를 표와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이 상황에 대한 수요곡선이고, 어느 수량에서든 수요곡선에 의해 나타나는 가격은 한계소비자(marginal buyer)의 지불용의이다. 한계소비자는 그 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더높은 가격에서는 시장을 떠나는 소비자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수량이 4인 경우, 수요곡선의 높이는 50달러이고, 이 50달러는 가가의 지불용의이며, 이때 가가는 한계소비자이다. 음반의 수량이 3인 경우 수요곡선의 높이는 70달러이고, 이는 조지의 지불용의이며, 조지가 한계소비자이다. 

수요곡선의 높이는 소비자의 지불용의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 곡선을 이용하여 소비자잉여를 계산할 수 있다.

위의 왼쪽 그래프에서 수요량이 1일 때 가격이 80달러이고, 가격수준 윗부분(점선)과 수요곡선 아랫부분(직선) 사이의 넓이는 20달러이고, 이것은 테일러의 소비자잉여와 같다. 

위의 오른쪽 그래프에서 수요량이 2일 때 가격이 70달러이고, 70달러 가격수준 윗부분(점선)과 수요곡선 아랫부분 사이의 넓이는 40달러이고, 이것은 이 때의 테일러의 소비자잉여 30달러 캐리의 소비자잉여 10달러의 합이다. 즉 이 시장 전체의 소비자잉여는 40달러이다. 


소비자는 가격이 낮을 때 물건을 구입하면 이득을 본다. 가격이 하락할 때 소비자가 얼마나 이득을 보는지는 소비자잉여의 개념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위의 그래프는 전형적인 수요곡선이고, 앞에서의 수요곡선은 인원이 4명 일 때의 수요곡선이나 수요자가 많은 경우의 수요곡선은 매끄러운 직선(계단 하나하나의 길이가 매우 짧아져서)이 된다.

위의 왼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P_{1}\)인 경우 소비자잉여는 삼각형 ABC의 넓이이다. 위의 오른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P_{1}\)에서 \(P_{2}\)로 하락했다고 하자. 이 경우의 소비자잉여는 삼각형 ADF의 넓이이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자잉여의 증가분은 사다리꼴 BCFD의 넓이이다. 소비자잉여의 증가분은 다음과 같이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 \(Q_{1}\)의 수량을 가격 \(P_{1}\)에서 구입한 소비자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이득을 얻었다. 기존 소비자에게 발생한 소비자잉여 증가분은 그가 지불하는 금액의 감소분과 같고, 이 분량은 오른쪽 그래프의 직사각형 BCED의 넓이이다. 

2. 인하된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새로운 소비자가 시장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 결과 수요량은 \(Q_{1}\)에서 \(Q_{2}\)로 증가하고, 새로운 소비자가 누리는 소비자잉여는 삼각형 CEF의 넓이이다. 


소비자잉여의 개념은 시장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이고, 대부분의 시장에서 소비자잉여는 경제적 후생을 반영한다(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을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     


집 한 채를 보유한 어떤 사람이 집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 페인트공 빈센트, 클로드, 파블로, 앤디를 구했다고 하자. 집주인은 이 작업을 입찰에 부쳐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할 사람에게 작업을 맡길 것이고, 각 페인트공은 자신이 받을 가격이 작업비용을 초과하는 한 페인트칠을 할 용의가 있다. 여기서 비용(cost)은 페인트공들의 기회비용(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자가 포기해야 하는 모든 것의 가치)이다. 다음은 각 페인트공들의 비용이다.  

앤디가 600달러(보다 약간 낮은 금액)를 제시하면 입찰에는 앤디만 남게된다. 앤디는 비용이 500달러이기 때문에 600달러에 페인트칠을 할 것이고, 빈센트, 클로드, 파블로는 기회비용이 600달러이기 때문에 600달러 미만으로는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결과적으로 이 일은 가장 낮은 비용에 작업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앤디는 500달러만 받으면 기꺼이 작업할 용의가 있는 일을 600달러에 하기 때문에 생산자잉여 100달러를 누리게 된다. 생산자잉여(producer surplus)는 공급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에서 공급자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으로 공급자가 시장에 참여해서 얻은 이익이다. 

만약 앞의 집주인이 집 두 채를 보유하고 있고, 1인당 1채씩 작업을 맡긴다고 하면, 앤디와 파블로가 800달러(보다 약간 낮은 금액)에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고, 이때 앤디는 생산자잉여 300달러, 파블로는 생산자잉여 200달러를 누리고, 빈센트와 클로드는 생산자잉여를 누리지 못한다. 이 시장에서의 생산자잉여의 합은 500달러이다. 


다음은 앤디, 파블로, 클로드, 빈센트의 비용을 표와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이 상황에 대한 공급곡선이고, 어느 수량에서든지 공급곡선에 의해 주어지는 가격은 한계공급자(marginal seller)의 비용을 나타낸다. 한계공급자란 가격이 그 이하로 내려갈 경우 시장을 제일 먼저 떠나는 공급자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페인트칠을 할 주택이 4채일 때 공급곡선의 높이는 900달러이고, 이 금액은 이 가격에서 빈센트(한계공급자)가 페인트칠을 하는 비용이다. 페인트칠을 할 주택이 3채일 때 공급곡선의 높이는 800달러이고, 이 금액은 이 가격에서 클로드(한계공급자)가 페인트칠을 하는 비용이다. 

공급곡선의 높이는 공급자의 비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 곡선을 이용하여 생산자잉여를 계산할 수 있다.

위의 왼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600달러인 경우 공급량은 1이고, 이 가격수준의 아랫부분이면서 공급곡선의 위에 해당하는 부분의 면적은 100달러이다. 이 금액이 앞에서 계산한 앤디의 생산자잉여이다. 

위의 오른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800달러(또는 약간 더 낮은 가격)일 때의 생산자잉여를 나타낸다. 이때 생산자잉여는 2개의 직사각형으로 나타나고 이 부분의 면적이 500달러로 파블로와 앤디의 생산자잉여의 합이다. 


공급자는 가격이 높아질 때 이득을 보고, 생산자잉여를 통해 가격이 상승할 때의 공급자의 이득을 계산할 수 있다.

위의 그래프는 공급자가 많은 경우의 전형적인 공급곡선이다.

위의 왼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P_{1}\)인 경우 생산자잉여는 삼각형 ABC의 넓이이다. 위의 오른쪽 그래프에서 가격이 \(P_{1}\)에서 \(P_{2}\)로 상승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때의 생산자잉여는 삼각형 ADF의 넓이이다. 이 생산자잉여의 증가분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 \(Q_{1}\)의 수량을 원래가격 \(P_{1}\)으로 공급하던 공급자들은 가격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얻고, 발생한 생산자잉여 증가분은 직사각형 BCED의 넓이이다. 

2. 높아진 가격에 자극받은 새로운 공급자들이 시장에 들어와 공급량이 \(Q_{1}\)에서 \(Q_{2}\)로 증가하고, 이 새로 들어온 공급자들이 누리는 공급자잉여는 삼각형 CEF의 넓이이다. 


시장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전지전능한 독재자 선의의 사회계획가(benevolent social planner)가 있고, 이 계확가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경제적 후생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한 사회의 경제적 후생을 측정하는 기준을 정해야 하고, 그 기준 중 하나는 소비자잉여(소비자가 시장에 참여하여 얻는 이득)와 생산자잉여(생산자가 얻는 이득)의 합인 총잉여(total surplus)이다. 다음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정의이다. 


소비자잉여=소비자가 누리는 가치-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생산자잉여=공급자가 받는 금액-공급자가 치르는 비용


따라서 총잉여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총잉여=(소비자가 누리는 가치-소비자가 지불한 금액)+(공급자가 받는 금액-공급자가 치르는 비용)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과 공급자가 받는 금액은 일치하므로 총잉여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총잉여=소비자가 누리는 가치-공급자가 치르는 비용


즉, 시장에서 창출되는 (최대 지불용의로 계산된) 총잉여는 소비자가 누리는 총 가치에서 그 재화를 공급하는데 필요한 공급자의 총비용을 뺀 나머지가 된다. 

효율성(efficiency)은 사회 구성원이 누리는 총잉여를 극대화하는 자원 배분의 속성으로, 자원 배분이 총잉여를 극대화할 때의 배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사회계획가는 효율성에 이어 형평성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형평성(equality)은 사회 구성원 간에 경제적 후생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속성이다. 

효율성의 문제는 가장 큰 파이가 만들어졌는가 하는 것이고, 형평성의 문제는 이 파이가 균등하게 배분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회계획가는 효율성만을 목표로 한다고 전제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형평성도 고려됨을 유의한다. 


다음의 그래프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에 도달했을 때 발생하는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나타낸다.

균형가격을 기준으로 윗부분의 넓이는 소비자잉여, 아랫부분의 넓이는 생산자잉여이다. 어떤 재화에 대해 균형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수요자(수요곡선의 AE구간)만 이 재화를 구입하고,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수요자(수요곡선의 EB구간)는 구입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 재화의 가격보다 비용이 낮은 공급자(공급곡선의 CE구간)만 이 재화를 공급하고, 생산비용이 균형가격보다 높은 공급자(공급곡선의 ED구간)는 이 재화를 공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 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 자유로운 시장은 공급된 재화를 지불용의가 가장 큰 수요자에게 배분되도록 한다.

2. 자유로운 시장은 생산비가 가장 저렴한 공급자에게 수요가 배분되도록 한다.

3. 자유로운 시장에서 생산된 재화의 수량은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을 극대화하는 수량이다. 

수요곡선은 수요자가 이 재화에 대해 부여하는 가치를 나타내고, 공급곡선은 공급자의 비용을 나타낸다. 

\(Q_{1}\)과 같이 균형거래량보다 적은 수량에서는 수요자가 체감하는 가치가 생산비용보다 크므로 생산량과 소비량이 증가하면 총잉여가 증가하고 거래량이 균형거래량에 도달할 때까지 성립한다.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Q_{2}\)와 같이 균형거래량을 초과하면 수요자가 체감하는 가치는 생산비보다 작아진다. 

여기서 생산량을 줄이면 총잉여는 증가하고, 총잉여는 거래량이 정확히 균형거래량과 일치할 때까지 증가한다. 따라서 총잉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사회계획가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교차하는 균형거래량을 선택하면 된다. 

앞의 결과로부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의 합이 극대화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사회계획가는 시장에서 나타난 결과를 그대로 두면 된다. 현실에서는 이렇게 될 수 없으나 그나마 최선의 선택은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는 것이다. 그 이유는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소비자와 생산자가 가진 정보를 반영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적 효율의 관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내도록 인도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은 몇 가지 가정하에서 성립하고, 이 가정들이 성립하지 않으면 시장균형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1. 시장이 완전경쟁적이라는 가정이다. 현실에서는 시장지배력(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가격과 수량을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 시장균형에서 이탈하게 한다.

2. 시장 성과가 수요자와 공급자에게만 적용된다는 가정이다. 현실에서는 수요자나 공급자의 의사결정이 시장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예: 환경오염). 이러한 현상을 외부효과(externalities)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은 중요하다.  


참고자료:

Principles of Economics 7, 8th edition, Mankiw, Cengage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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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