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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개소문] 수양제 편(3): 태자 폐위계획(3: 태자가 꾼 흉몽)



무위장 장형과 대화중인 양광. 장형으로부터 황제와 황후는 서로 화해하고, 황후의 입지와 황제의 민망함을 덜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대화가 끝나고 태자가 도착한다.

양용: (술 한잔을 마시고) 이보게 아우. 자네 말대로 했다가 아바마마께 꾸중을 들었네. 이럴수가 있는가? 이럴수가. 꿈자리가 사납더니만 

양광: 혹 꿈자리가 어찌해서?

양용: 말도말게. 지난밤 아주 괴상한 꿈을 꾸었네. 글쎄 이상하게도 내 머리에 큰 뿔이나지 뭔가. (두 손을 들고) 이렇게 큰 뿔이 말일세.

양광: (웃으면서) 형님. 아니 어찌 그런 큰 길몽을 가지고 괴상한 꿈이라 하시옵니까? 

양용: 길몽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양광: 머리에 뿔이 나셨다면, 그것은 감투를 의미하는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이 나라의 태자께서 큰 감투를 쓰신다면 뭐가 더 있겠사옵니까? 길조이옵니다. 그야말로 머지않아 황제가 되신다는 뜻이 아니옵니까?  

양용: 황제? 하긴 자네의 해석대로라면 그런것도 같네만 

양광: 틀림없사옵니다. 좋은 꿈이시옵니다. 분명 뭔가가 곧 있을것 같사옵니다. 그리고 오늘 형님께서 보여주신 위용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였사옵니다. 아바마마께서도 분명히 형님을 다르게 보실 것이옵니다.

양용: 헌데 어찌 그렇게 야단만 치신단 말인가? 

양광: 남들의 눈이 있지 않사옵니까? 부부싸움 끝에 출궁을 하셨다가 돌아오셨으니 얼마나 쑥스러우셨습니까? 그러니 마음에 없는 말씀을 하신 게지요.

양용: 정말 그런가? 

양광: 이 아우의 말을 믿으시옵소서. 이 아우가 보기에 오늘 형님께서는 아주 의젓하고 대단하셨사옵니다. 

양용: 정말인가? 

양광: 그렇지 않고요. 이번과 같은 돌발상황에서 군사들을 그처럼 신속하게 대처하실수 있는 분은 오로지 형님 태자전하 뿐이시옵니다. 아마도 많은 신료들이 크게 느낀 바가 있었을 것이옵니다. 

양용: 그럴까?

양광: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자긍심을 가지시옵소서 폐하. 

양용: 어허 또 또. 폐하라니. 사람 하고는. 고맙네. 앉으시게

양광: (자리에 앉는다) 예 폐하. 지금 주변의 모든 제후국들이 우리와 고구려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사옵니다. 아주 적절한 때에 형님께서 황실의 위엄과 태자궁의 기상을 만 천하에 보이셨사옵니다. 힘을 내시옵소서. 반드시 잘 되실 것이옵니다.

양용: 듣고보니 그런것도 같네 그려. 내가 괜히 실수한거 같네. 고맙네 아우. 거듭 말하지만 내가 용상에 앉게 되면 아우의 공은 절대 잊지 않을걸세. 머리털을 뽑아 실을 삼아서라도 자네의 은공에 꼭 보답하겠네. 정말이야. 평생 내 곁을 떠나지말게.


(태자궁에서 고경은 태자에게 양광이 위험한 존재라고 경고한다)

고경: 대체 언제까지 이러실 것이옵니까? 

양용: 무얼 말이오?

고경: 그날 폐하께서 출궁하셨다가 돌아오실적에 진노하신것을 못보셨사옵니까? 

양용: 허 그거야 폐하께서 궁을 비우셨으니 태자가 경계를 서는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오?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옳은 일을 했다고 고개를 끄덕거릴겁니다. 내 아우도 그렇게 말을 했소이다. 

고경: 그 분(양광)을 믿으시옵니까?

양용: 아니 내 아우를 아니믿으면 누구를 믿습니까? 

고경: 진왕 전하는 야심이 크옵니다. 결코 믿으셔서는 아니되옵니다.(태자에게 진왕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양용: 나도 한때는 그리 생각했었소. 허나 아우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소이다. 자신을 믿어달라고요. 나는 믿기로 했소이다. 우린 한 부모님의 몸을 빌려 태어났고, 친형제올씨다.

고경: 권력에는 피붇이도 소용없사옵니다. 제발 살펴주시옵소서. 

양용: 그런말씀 마시오. 설사 좌복야의 말대로 광이가 딴생각을 하고 있어도 나로써는 어쩔 수 없는 일이오. 좌복야도 알다시피 부황과 어마마마는 나를 믿지 않으십니다. 나를 형편없이 약한 어린아이로 보시고 계세요.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어요. 아시겠소!

양광은 양소와 점쟁이를 부르고, 태자가 꾼 '뿔이 나는 꿈이' 최악의 흉몽(뿔 각(角) 자는 칼 도(刀) 자와 쓸 용(用) 자로 나뉜다. 이것은 머리에 칼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또한 양광이 황제가 될 것임을 알게된다. 

점쟁이가 물러나고나서 수 문제와 독고황후가 자신의 거처로 오고 있다고 하자 하인들에게 전부 무명옷을 입히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

또한 황제와 황후가 태자궁에도 갈 것이라는것을 알고 태자의 사치스러운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저잣거리의 계집과 술을 태자궁으로 보낸다. 평상복 차림을 한 수 문제와 독고황후가 양광의 거처에 도착했다.

독고황후: 향내가 참으로 좋구나.

양광: 부정한 생각을 떨치고, 정신을 맑게 하는데는 향만한 것이 없사옵니다. 부인 무얼하고 있으시오 어서 차를 올리지않고?

소비: 예.(수 문제와 독고황후에게 차를 한잔 따른다.) 국화차이옵니다 드시옵소서.

수 문제: 그래 국화차. 좋지. 그리고 이건 대학(사서의 하나)이로구나.  

양광: 예 아바마마. 수양의 방편으로 읽고 있사옵니다. 

수 문제: 나도 소싯적에는 끼고 살던 책이다. 

독고황후: (웃으면서) 어쩜 그 점은 폐하를 그리 빼닮았는지 모르옵니다.     

수 문제: 자고로 군자의 손에서 책이 떠나서는 안된다. 니가 글을 좋아한다니 몇 가지 묻겠다. 

양광: 하명하시옵소서 아바마마.

수 문제: 대학에 보면은 수신(修身)이라 하는 말이 있다. 무슨 뜻이냐?

양광: 마음이 바르게 되면 몸 또한 바르게 된다는 뜻이옵니다. 

수 문제: 허면 제가(齊家)는 무엇이냐?

양광: 몸과 마음이 밝아지면, 집안 또한 바로잡힌다는 뜻이옵니다. 

수 문제: 허면 치국(治國)은? 

양광: 결국은 자신과 자신의 집안에만 그칠것이 아니라 닦은 덕(德)을 나라에 헌신해야 한다는 뜻으로 아옵니다.

독고황후: 글쎄 이렇다니까요. 우리 진왕이 이렇사옵니다.(웃는다)

양광: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어마마마. 부끄럽사옵니다.

수 문제: 너는 요즘 태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니 형 말이야. 

양광: 예 아바마마. 형님이야말로 만인이 칭찬하고 우러러 보는 군자이신걸로 아옵니다. 

수 문제: 그래. 그래. 말하니 듣기가 좋구나. 자고로 형제간에는 우애가 있어야 한다. 헌데 요즘따라 군사를 조련하는 것은 어찌 생각하느냐? 양광: 다 황실의 위엄을 생각해서 그리 하시는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수 문제: 그럴수도 있지. 하지만 남들이 오해가 많아. 

양광: 그 오해를 거두시는 것이 아바마마께서 하실 일이시옵니다. 형님이야말로 아바마마의 뒤를 이으실 이 나라의 유일한 분이시옵니다. 남의 감언이설에 절대로 속지 마시옵소서. 

독고황후: 다 알면서도 제 형을 감싸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옵니까? 이 딱한 사람이 말이옵니다. 

양광: 어마마마. 

수 문제: 그건 그렇고 한 가지만 더 묻자구나. 진왕 너같으면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도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양광: 법을 엄히 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지금의 아바마마처럼 말씀이옵니다. 법이 엄하면 남의 것을 탐내는 도둑이 없어질 것이고, 백성의 마음을 얻는 것은 백성들이 배부르고 편히 잘 수 있는것을 뜻하옵니다. 어찌 요순시대의 태평천하가 아니겠사옵니까. 

수 문제: 그래 그래(웃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부족한 니 형좀 많이 도와줘라. 이참에 참 거기(태자궁)도지 들려야 겠다.

양광: (놀란듯이) 아니 지금 말씀이옵니까? 오늘은 그만 환궁하시옵소서. 밤이 너무 깊었사옵니다. 

수 문제: (웃으면서) 그럴까? 

양광: 예 아바마마. 가시더라도 다음에.. 다음에 가시옵소서.

양광이 수 문제에게 다급하고 사연있는듯이 태자궁에 가지 말라고 해서, 수 문제와 독고황후는 태자궁으로 향한다.


(4)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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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