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연개소문] 수 양제편(1): 태자 폐위계획(1. 태자를 부추기다)



수 문제는 검소함을 좋아하고 사치를 싫어하는 성격의 인물이고 독고황후는 수 문제에게 본인 외의 여인에게서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태자 양용은 사치와 계집을 좋아해서 수 문제는 물론 독고황후의 눈 밖에 나있었다. 차남인 진왕 양광(훗날 수 양제)은 수나라 건국에 공헌했지만 태자가 되지 못했다.

태자 양용은 수 문제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았는데 고구려가 신집을 편찬하고 과거 고구려 정벌에서 전사한 군사들의 시체를 밑으로 하여 경관을 건축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아 수 문제에게 질책받았다.

한편 진왕 양광은 형인 태자(양용)가 입은 화가 자신에게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옷차림을 검소하게 하고, 여종들도 모두 추한 여종들로 바꾸었다. 

태자 양용이 아무런 기별도 없이 진왕 양광을 방문했다.

양용: 이보게 아우.

양광: 예 태자전하.

양용: 황제폐하의 아들로 왕의 봉작을 받은 자네일세, 의관이 그게 뭔가? 제수씨도 그러하고.

양광: 집에서는 늘 그렇게 지내옵니다. 

양용: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주안상은 또 이게 뭔가? 도무지 집을 안주가 없지 않는가?    

양광: 연통을 아니 주시고 갑자기 납시어 이리 되었사옵니다. 밖에 일러 닭이라도 잡으라 했사오니 잠시만 기다리시옵소서.

양용: 자네 정말 늘 이렇게 사나? 방 앞에 거문고는 줄이 끊겨 먼지가 쌓인지 오래되었구만.

양광: 예 태자전하. 습관이 되니 오히려 이런것이 편하옵니다. 

양용: 그래도 왕이 아닌가? 이 집엔 쓸만한 미희(美姬: 아름다운 여자)들도 없는가? 계집이 없는 술자리가 어디있는가? 

양광: 송구하옵니다. 모두가 늘 추한 것들만 있어와서 메시질 못하옵니다.

양용: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자네가 이러고 산다는거 말이야. 

양광: 드시옵소서.(술을 따른다)

양용: 자네도 들게.

양광: 예 태자전하.

양용: 아 이런 자리에서 말끝마다 태자는 무슨, 그저 형이라 부르게, 우린 친형제가 아닌가?

양광: 태자전하, 물론 그렇사오나 머지않아 황제가 되실 전하이시옵니다. 이 아우는 이미 형님을 우러러 주인으로 메신지 오래이옵니다. 어찌 군신의 예를 갖추지 않겠사옵니까? 헤아리시옵소서 태자전하.

양용: 고맙네. 사람들은 더러 아우가 내자리를 엿본다고 하는 이들도 있어. 허나 자네 말을 들어보니 그런게 아닌 모양이구만.   

양광: 그럴 리가 있사옵니까? 형님께서 태자의 봉호를 받으신 지 벌써 오랜시옵니다. 그 엄한 순리를 어느 누가 깨오리까? 이 아우가 만약 그런 역심이 있다면 앉아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날벼락을 맞아 죽을 것이옵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헤아리시옵소서 태자전하. (울먹이며) 헤아리시옵소서 태자전하. 헤아리시옵소서 태자전하. 헤아려 주시옵소서.

(양용과 양광의 대화를 듣는 소비(훗날의 민황후))

양용: 이 사람아 지나가는 말 한마디 한걸 가지고 이리도 민망하게 하는가? 그만하게. 하긴 모든 상황이 반듯한 자네가 설마 이 형의 자리를 노리겠는가? 믿기로 하세.

양광: 망극하옵니다 폐하. 실로 은혜가 크시옵니다 폐하.

양용: 아니 이게 무슨말인가 아우? 폐하라니? 누가 듣겠네 이 사람아. 

양광: 어차피 그 자리에 오르실 것이 아니옵니까? 이 아우는 이미 신하가 되었다고 하였사옵니다.

양용: 고맙네. 요즘 내가 사면초가일세. 폐하께서는 내가 하는 일마다 늘상 핀잔만 주신다네. 어마님은 더 하시고. 어쩌면 좋은가? 내가 한때 계집을 좀 가까이 했기로서니 한 제국의 태자가 그게 흉이 될 수 있는가? 

양광: 아무래도 주변 심복들이 그리 믿을것들이 못되는것 같사옵니다. 주변을 좀 엄히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입단속을 늘 단단히 하시고 또한     

양용: 또한? 뭐?

양광: (한숨 쉬고) 우선 태자전하로서의 위엄을 돋보이게 하시옵소서. 

양용: 어떻게?

양광: 폐하이신 아바님께서는 형님을 다소 유약하게 보시는 것 같사옵니다. 여러 전장에서 형님 전하를 늘 배제시키는 것만 보아도 알 수가 있사옵니다.

양용: 그렇지! (손으로 상을 치며) 그래! 나도 그게 늘 못마땅해! 

양광: 위용을 보이시옵소서. 시위 군사들을 모두 교차하시고 강건한 자들로 채우시옵소서. 황금갑옷을 차려입으시고, 자주 군사들을 사열해 보이시옵소서. 

양용: 옳거니! 참으로 기가막힌 조언일세. 다 갈아버리겠네. 태자궁을 번쩍번쩍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야. 

양광: 사람이 사는것이 때로는 연극과 같을 때가 많사옵니다. 계집도 사실 필요하옵니다. 하오나 심복들의 입이 무겁다면 어찌 그 일이 밖으로 새겠사옵니까? 안으로 감춰두시고 챙기시옵소서.

양용: 알겠네. 그리 하겠네. 하하하하 참으로 고마우이. 내가 오늘 아우집에 정말로 잘 왔구만 아주 잘왔어! 계속 좀 도와주게. 

양광: 이를 말이옵니까? 하명 하시옵소서. 아! 그리고 고구려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마시옵소서. 부황께서는 고구려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시옵니다. 아시겠사옵니까?

태자 양용은 양광의 말대로 시위들을 교체하고 황금갑옷을 입고 태자궁에서 군사들을 사열한다. 이 사실은 황궁에도 알려졌고, 수 문제는 태자가 의심을 살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무렵 황궁의 무위장 장형이 양광의 집을 방문했다.  

양광: 태자궁이 시끌벅적하단 말이지? 

장형: 예 전하. 온 황궁이 발칵 뒤집혀져있사옵니다. 오직 모르시는 분은 태자전하 한분 뿐이시옵니다.

양광: 그래? (웃으면서) 그 모습을 내가 직접 봤어야 하는건데... 역시 형님은 태자 자리가 맞지 않아. 귀가 그렇게 얇아서야 쯧쯧쯧쯧쯧쯧. 아무튼 대전쪽의 일은 동무(장형)가 계속 좀 살펴주게.

장형: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전하. 어차피 사내대장부 한번 의리를 드렸사온데 어찌 다른 뜻을 품겠사옵니까? 

양광: 아. 모든게 그런대로 잘 풀려가는데 말이야. 아니그런가?

장형: 그렇사옵니다. 반드시 뜻을 이루실 것이옵니다. 허나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일을 그르치는것을 여러번 보았사옵니다. 조심하시옵소서.

양광: 무슨말인가?

장형: 자고로 한번 뜻을 세우면 고생이 되더라도 그것을 지켜야 한다 하는 말이옵니다. 얼마 전에는 화려한 의관을 하고 계시다가 지금은 또 무늬없는 의복이옵니다. 아마 세월이 조금 지나면 다시 또 화려한 쪽으로 돌아가실 것이옵니다.

양광: 어허 아 이사람아. 아 지금이야 아바님이나 어마님께서 언제 오실지 몰라 이러고 있지만은 늘 이렇게 어찌 살겠는가?

장형: 아니되옵니다. 목적을 이루기까지는 계속 이렇게 보이셔야 하옵니다. 계집도 삼가하시고 음주가무도 절제하셔야 하옵니다. 아 그까짓걸 못참고 어떻게 큰 일을 이루려 하시옵니까? 항상 이렇게 지내고 계시옵소서. 소인을 진실로 동무라고 생각하신다면 제 말을 명심하시옵소서.   

양광: 알겠네 알겠네 그리 하겠네. 아니 뭐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다짐을 하는가? 알았다니까. (웃고) 그나저나 폐하께서 정말 머리아프시겠네. 형님 태자께서는 철이 없이 저러하시고 고구려는 경관이다 신집이다 턱 밑에서 계속 화를 돋우고 있으니 말일세.


(2)에서 이어집니다. 

반응형
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