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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 마을 사람들의 해방 (5(마지막)): 훔친 것과 빼앗은 것의 차이



김두한은 가네야마의 빚장부를 가지고 가네야마의 집에 불을 지른 후 산으로 도망갔으나 잡고 있던 나무가지가 부러져서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러나 길을 가던 두 사람에 의해 구조되었다.

(잠이 든 김두한)

(김두한이 깨어나자)

유태권: 밤잠 잘 잤냐?

나석주:(빚장부를 들면서) 이거 니가 갖고 있던 것이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의 빚을 정리해논 장부더구나. 너 이거 어디서 났니?

김두한:(빚장부를 잽싸게 잡고 꽉 끌어안는다. 다음에 나석주를 쳐다본다.)

나석주:(유태권과 마주본 다음) 그걸 왜 옆구리에 끼고 있었지? 그리고 오다 보니까 마을 사람들이 널 쫒고 있던데 어찌된 일이야?

김두한:(입을 닫고 나석주를 쳐다본다)

유태권: 나동지. 이 아이는 별로 말을 하고 싶지 않은거 같은데.

나석주: 그런거 같구먼. 하지만 뭔가 대단한 사연이 있는거는 틀림없어. 순사와 사람들이 이 아이를 쫒아왔고, 그 마을에는 불이 났어. 그리고 이 아이는 마을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빚장부를 들고 있었어.

유태권:(김두한에게) 니가 불을 질렀냐?

김두한:(고개를 끄덕인다.)

유태권: 왜? 왜 그랬어? 그 장부도 니가 훔쳐 온거지?

김두한:(유태권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석주: 왜 그런짓을 했어?

김두한:(목소리를 높이고) 나는 나쁜짓은 안했어요! 가네야마 그 놈이 나쁜 놈이예요. 온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자예요. 그 자는 고리대금 업자예요. 남의 집도 빼앗고, 땅고 빼앗고, 그리고 남의 여자까지 빼앗았어요.

유태권:(웃으면서) 허허. 여자도 빼앗았냐?

김두한: 그랬어요. 내 시계도 뺏었지만 내가 되찾았어요.

유태권: 그래서 불을 지르고 장부를 훔쳐 왔구나.

김두한:(목소리를 높이고) 훔치진 않았어요! 내가 빼앗은 거예요!

나석주: 응~. 그랬구나. 그렇지. 훔친것과 빼앗은 것은 엄연히 다르지. 이제 그것을 어떻게 할거냐?

김두한: 모르겠어요.

유태권: 없애버리자구나. 너 정말 큰 일을 했다.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용기있는 행동을 했어.

유태권: 자. 니가 태워버리렴

(불에 던져진 가네야마의 빚장부)

유태권: 담이 큰 아이일세. 엄청난 일을 했어.

나석주: 그러게 말일세.

유태권:(먹을 것을 김두한에게 건네면서) 자 먹어라. 어서

김두한:(유태권이 건넨 것을 받는다.)

유태권: 너도 우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쯤 계곡에서 죽었을 게다. 저기 저 높은 벼랑에서 떨어졌어.

나석주: 근데 이제 어디로 갈 거니?

김두한: 경성으로요.

유태권: 아는 사람은 있냐?

김두한:(자신없이) 예

유태권: 다행이구나. 우리도 경성으로 간다. 경성까지 데려다 주지. 같이 갈래?

김두한: 예

유태권:(나석주에게) 볼 수록 맘에 드는 아이일세.  

나석주: 이름이 뭐니?

김두한:(묵묵부답)

유태권: 아 이름이 뭐냐고?

나석주: 그냥 두세. 대답하기가 싫은 거야. 하지만 나는 안다. 순사들이 너를 쫒으면서 하는 말을 들었어. '긴또깡' 이라고 했던가? 맞지?

김두한:(화난 목소리로) 나는 일본애가 아니예요! 그 그건 내 이름이 아니예요. 

(나석주와 유태권은 서로 마주본 뒤 웃는다.)

유태권: 그래 알았다 알았어. 그만하게 나동지. 자 어서 먹어라.

김두한:(유태권이 건넨 먹을 것을 먹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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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