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학] 17. VSEPR 모형
앞에서 다룬 전자점(electron-dot) 구조는 공유결합의 위치를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이나 분자구조의 정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정보가 필요하다. 전자점 구조는 2차원이지만 분자는 3차원이고, 전자점 구조만으로는 전자확률(electron probability)을 설명하는데 양자역학적 조건에서 공유결합의 성질을 설명할 수 없다.
3차원 모양은 분자의 화학적, 생물학적 기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은 물(\(\text{H}_{2}\text{O}\)), 암모니아(\(\text{NH}_{3}\)), 메테인(\(\text{CH}_{4}\))의 3차원 모양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3차원 모양으로 분자를 그리는 것은 유용하다. 분자 모양은 결합원자의 전자구조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분자의 대략적 구조는 원자가껍질 전자쌍 반발모형(valence-shell electron pair repulsion(VSEPR) model)을 이용해서 예측할 수 있다. 결합전자 및 고립전자쌍들은 서로 반발해 멀리 떨어져서 고유한 분자모양을 갖게 되어서 '전하구름'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다음은 VSEPR모형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두 단계이다.
1. 전자점 구조의 방식대로 전자점 구조를 그리고 중심원자 주위의 전하구름 수를 센다. 여기서 전하구름은 화학결합이나 고립전자쌍에서 원자 주변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한 그룹의 전자이다.
2. 전하구름은 공간에서 가능한 서로 멀리 떨어지도록 배향한다는 가정 하에 각 원자 주위 전하구름의 공간적 배치를 예측한다. 방향은 전자구름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2개의 전하구름: \(\text{CO}_{2}\)와 \(\text{HCN}\)은 선형분자이고, 결합각(bond angle)은 \(180^{\circ}\)이다.
3개의 전하구름: 폼알데하이드(\(\text{HCHO}\)) 분자는 평면 삼각형 모양(trigonal planar shape)이고, \(\text{H}-\text{C}-\text{H}\)와 \(\text{H}-\text{C}=\text{O}\)결합각은 \(120^{\circ}\)에 가깝다.
\(\text{SO}_{2}\)분자도 삼각 평면 배열을 갖지만 삼각형의 한 꼭짓점은 1개의 고립전자쌍이, 두 꼭짓점은 산소 원자가 점유하므로 이 분자는 굽은모양(bent shape)이고 \(\text{O}-\text{S}=\text{O}\)결합각은 \(180^{\circ}\)가 아닌 약 \(120^{\circ}\)이다.
주의할 점은 모양(shape)은 한 분자 안에서 전체 원자의 배열을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 원자 주위의 전하구름의 기하적인 배열을 의미하지 않는다.
4개의 전하구름: 메테인(\(\text{CH}_{4}\)), 암모니아(\(\text{NH}_{3}\)), 물(\(\text{H}_{2}\text{O}\))의 중심 원자처럼 4개의 전하구름이 있을 때 그 구름들은 정사면체의 꼭짓점을 향하는 구조를 가질 때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위의 그림의 왼쪽의 정사면체는 동일한 4개의 면이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기하 구조이다. 중심 원자는 사면체 중심에 위치하고, 전하구름은 네 꼭짓점을 향하며, 중심에서 어떠한 두 꼭짓점으로 그린 두 선 사이의 각은 \(109.5^{\circ}\)이다.
메테인은 \(109.5^{\circ}\)의 \(\text{H}-\text{C}-\text{H}\)결합각을 갖는 사면체 구조를 갖는다. 암모니아에서 질소 원자의 4개 전하구름은 사면체 배열을 하고 있으나 그 사면체의 꼭짓점 중 하나는 1개의 고립 전자쌍에 의해 점유되기 때문에 분자의 모양은 삼각뿔이다. 마찬가지로 물은 사면체의 두 꼭짓점이 고립 전자쌍에 의해 점유되고 따라서 굽은 모양을 갖고 있다. 고립 전자쌍 때문에 암모니아의 \(\text{H}-\text{N}-\text{H}\) 결합각은 \(107^{\circ}\)이고 물의 \(\text{H}-\text{O}-\text{H}\) 결합각은 \(104.5^{\circ}\)이다. 이것으로부터 고립 전자쌍의 전자구름은 다른 부분의 결합각을 축소시킴을 알 수 있다.
5개의 전하구름: \(\text{PCl}_{5}\), \(\text{SF}_{4}\), \(\text{ClF}_{3}\), \(\text{I}_{3}^{-}\)의 중심원자에서 발견되듯이, 5개의 전하구름은 삼각쌍뿔(trigonal bipyramid)이라고 불리는 기하학적 구조의 꼭짓점을 향한다.
3개의 전하구름은 평면에 위치해서 정삼각형의 꼭짓점을 향하고, 네 번째 전하구름은 똑바로 위쪽을, 다섯 번째 전하구름은 똑바로 아래쪽을 향한다.
삼각쌍뿔 구조를 갖는 물질은 5개의 전하구름이 결합 전자인가 또는 비결합 전자인가에 따라 다른 모양을 갖는다.
-\(\text{PCl}_{5}\)에서 인 원자(\(\text{P}\))는 주위의 5개의 위치를 모두 염소 원자가 차지하기 때문에 삼각쌍뿔 모양을 갖는다.
-\(\text{SF}_{4}\)에서 황 원자(\(\text{S}\))는 다른 4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1쌍의 비결합 고립 전자쌍을 갖는다. 고립 전자쌍은 결합 전자쌍보다 더 퍼져있고 더 많은 공간을 점유하기 때문에 \(\text{SF}_{4}\)의 비결합 전자쌍도 2개의 전하구름만 가까이에 위치하는(\(90^{\circ}\)각도) 적도 위치를 차지한다.
-\(\text{ClF}_{3}\)의 염소원자는 다른 3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2개의 비결합 고립 전자쌍을 갖는다. 2개의 고립 전자쌍은 적도 위치에 있어서 T모양의 구조를 갖는다.
-\(I_{3}\,^{-}\)이온의 아이오딘 중심 원자는 다른 2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3개의 고립 전자쌍을 갖는다. 3개의 고립 전자쌍은 모두 적도 위치를 차지해서 선형구조를 갖는다.
6개의 전하구름: 중심원자 주위에 있는 6개의 전하구름은 8개의 정삼각형 면으로 이루어진 기하구조인 정팔면체의 6개 꼭짓점을 향한다. 6개의 위치는 동일하고 두 이웃한 위치 사이의 각은 \(90^{\circ}\)이다.
5개 전하구름의 경우처럼 6개의 전하구름 원자를 갖는 분자들은 전하구름들이 결합 전자인지 또는 비결합 전자인지에 따라 다른 모양을 가질 수 있다.
-\(\text{SF}_{6}\)은 황(\(\text{S}\)) 주위의 6개 위치를 모두 플루오린 원자들이 차지한다.
-\(\text{SbCl}_{5}\,^{2-}\)이온의 안티모니 원자(\(\text{Sb}\))도 6개의 전하구름을 갖지만 5개의 원자와만 결합하고, 1개의 비결합 고립 전자쌍을 가지므로 이 이온은 사각형을 밑면으로 하는 사각뿔(square pyramid) 모양을 갖는다.
-\(\text{XeF}_{4}\)의 제논 원자(\(\text{Xe}\))는 4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2개의 고립 전자쌍을 갖는다. 이 두 고립 전자쌍은 전기적 반발을 최소화하도록 멀리 떨어져 위치해서 그 결과 이 분자는 사각 평면(square planar)모양을 갖는다.
다음은 앞에서 설명한 2~6개의 전하구름에 대한 기하학적 구조를 정리한 것이다.
에틸렌(\(\text{H}_{2}\text{C}=\text{CH}_{2}\))에서 2개의 탄소 원자는 각각 3개의 전하구름을 가지며, 따라서 각 탄소 주위의 기하구조는 삼각평면이다.
다른 4개의 원자와 결합한 탄소 원자들은 각각 사면체 중심에 위치한다. 에테인(\(\text{H}_{3}\text{C}-\text{CH}_{3}\))은 아래 그림처럼 한 사면체의 중심 탄소 원자가 다른 사면체의 꼭짓점 탄소 원자가 되는 모습으로 두 사면체가 결합한다.
참고자료:
Chemistry 7th edition, McMurry, Fay, Robinson, Pea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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