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개론] 4. 교육철학
철학적 사유(思惟)는 인류의 발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오늘날 당연시되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존재의 본질", "삶의 현상에 대한 분석",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등을 다룬 여러 영역의 업적들은 인류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얻은 축적물이다.
철학이란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작용하는 인간의 내면적인 활동으로 인간의 삶에 관계된 문제들을 자유롭게 탐구하는 노력이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이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교육이 지양해야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왜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들은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질문이나 실제로는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이다. 교육목적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교육과정과 교육방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교육철학은 이러한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난 학문이다.
철학(philosophie)은 '지혜(sophia)를 사랑(philia)하는 학문'을 의미한다. 철학은 인간이 존재해야 하는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끊임없는 대답을 착지 위해 꾸준히 사유하는 행위이다. 같은 맥락에서 교육철학은 인간과 관련해서 교육의 본질과 의미를 자유롭게 연구하는 학문이다.
교육철학을 탐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의 본질에 대한 사고 능력의 습득
2. 교육언어의 명료화 능력 습득
3. 교육활동에 대한 비판의식 배양
4. 교육활동의 정당화 능력 습득
전통적 교육철학
1. 자연주의(Naturalism) 교육철학은 우주의 존재원리와 실체를 연구함에 있어 자연만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근본 원리 또는 실체라고 여긴다(탈레스). 루소는 인간이 조물주의 손에서 나올 때는 선한 상태이나 문명에 의해 타락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타락하기 이전의 선한 상태)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자연주의 철학에서 바람직한 교사는 자연의 질서와 원리를 이해하여 이것을 교육적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전달자가 아닌 안내자, 조력자, 보조자).
2. 이상주의(Idealism) 교육철학은 우주에서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은 물질적 세계가 아닌 인간의 마음 또는 정신이다(플라톤). 인간이 마주하는 현실 속 모든 존재의 실체는 사물 자체가 아닌 정신에 의해 결정되고 물질은 정신적 부산물에 불과하다(예: 동굴 안 죄수). 이상주의 철학에서 바람직한 교사는 전혀 볼 수 없는 자가 볼 수 있게 하는것이 아니라 이미 볼 수 있는 자가 그 능력을 바르게 사용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1) 이상주의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진리(이데아)의 발견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2) 학생을 윤리적, 정신적, 개성적 존재로 인정하되 교사-학생 관계에서는 교사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
(3) 교사는 도덕, 문화적 가치를 전달해 학습자의 학습동기, 의욕을 일깨우고 학생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학습에서는 숙달된 전문가, 각 세대가 문화적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사람이다.
(4) 교육의 목표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개성(자아)의 완성, 사회적 차원에서는 이상사회의 실현(인문학이 필요하며 철학, 역사, 문학 교과목 강조)이다.
3. 실재주의(Realism) 교육철학은 이상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인간의 이식이나 주관으로부터 독립된 실재를 인정하는 철학이다(아리스토텔레스). 예를들어 앉아서 책을 일고 공부하는 책상은 이상주의 입장에서는 인간의 의식 속에 책상이라는 관념이 존재하고, 실재주의 입장에서는 책상 그 자체로 존재한다. 역사, 수학, 과학, 언어, 예술 등의 교육은 실재주의에 입각한 교육이고 교육원리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의 본질은 우주의 이치를 깨우칠 핵심적 지식과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2) 아이들은 자기결정, 자기실현, 자기통합능력을 지닌 개성적인 존재이다.
(3) 교사는 전문적 지식과 다양한 교수법을 지닌 권위 있는 존재로서, 교수-학습 과정을 조직하여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4) 교육은 인간의 자연적 질서와 개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5) 진리추구, 지적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내용을 선택해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이를 위해 교사의 권위와 주도권이 존중되어야 한다.
4. 실용주의(Pragmatism, 프래그마티즘) 교육철학은 자연주의, 이상주의, 실재주의 철학과는 달리 19세기말 아메리카 대륙에서 소피스트, 근대 베이컨의 경험론(귀납적 인식방법), 콩트의 실증주의(객관성, 과학성 추구) 등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 철학으로,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오직 변화만이 실재하며 가치는 상대적이다. 이 철학은 듀이(Dewey)에 의해 완성되었고 다음의 특징들을 갖는다.
(1) 교육의 대상은 인간이고 인간은 발달하는 존재이므로 교육과 성장은 같다.
(2) 교육의 과정은 지속적인 경험의 재구성과정이다.
(3) 학교는 축소된 사회적 기관, 사회적 공동체로서 아동을 사회, 문화적 활동에 참여시키며 변화하는 세계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4) 학생은 학교에서 사회에 적응하고 개혁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배워야 한다 이때 교사는 삶에 모범을 보이기 보다는 학생의 학습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5) 학생은 행함으로써 배우므로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을 적용해야 한다.
20세기 전반의 교육철학
1. 진보주의 교육철학은 1918년 미국의 진보주의 교육협의회(Progressive Education Association)에 의해 탄생한 철학이다. 이 철학의 교육원리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은 생활을 위한 준비가 아닌 현재의 생활 그 자체이다.
(2) 학습은 아동의 흥미와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3) 암기 및 교과서를 통한 학습보다는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학습이 중요하다.
(4) 학습의 주체는 학생으로 교사는 감독자가 아닌 조력자이며 안내자이다.
(5) 학교는 경쟁보다는 협동적 생활을 장려하는 곳이다(민주적 공동체 사회의 모태).
(6) 학교는 민주주의적이여야 한다.
그러나 아동(학생)의 흥미와 욕구를 지가치게 강조해서 필수과목(기초교육, 문화전통)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만 다양성, 창의성이 중시되는 현대에서는 재조명되고 있다.
2. 본질주의 교육철학은 진보주의 교육철학에 반하여 나타난 교육운동이다. 진보주의 교육으로 인해 학력저하가 발생해 대공황을 일으켰다고 진단을 내렸고, 인류의 문화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본질적인 것을 가르치자고 주장한다. 이 철학의 교육원리는 다음과 같다.
(1) 훈련과 노력의 중요성 강조.
(2) 교육의 주도권은 교사에게.
(3) 교육과정의 핵심은 소정의 교과를 철저히 이수하는것.
(4) 학교는 전통적인 교수방법을 고수해서 모든 시기와 장소에서 핵심이 될 만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것(문화적, 역사적 유산)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정신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자주적, 창의력 사고를 억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3. 항존주의 교육철학은 진보주의와 가장 대립적으로 현대교육의 과학지상주의, 세속주의, 물질주의, 현실주의, 사회밀착주의, 활동숭배주의 등을 비판하고 절대적 원리를 주장한다. 진보주의와 달리 변화보다는 영원한 것이 이상적이고 실제적이라고 주장한다. 항존주의 교육사상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떄문에, 교육의 본질도 변하지 않는다.
(2) 이성은 인간의 최고 속성이므로 교육은 이성의 발달을 우선시해야 한다.
(3) 교육의 과업은 인간을 보편적이고 불변하는 진리에 적응시키는 것이다.
(4) 교육은 미래의 이상적 삶에 대한 준비이므로 모든 이상을 사회 속에 담아 학생의 지성을 도야하는 수련장이 되어야 한다.
(5) 영원한 존재가 되게 하는 교과목들을 철저히 이수시켜야 한다.
(6) 학생들은 고전을 읽어야 한다.
항존주의 교육철학은 인간교육의 본질적 측면을 부각시켰으나 지나치게 인문주의 교육을 강조해서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 교육처럼 소수를 위한 엘리트 교육이 되기 쉽다는 비판을 받았다.
4. 재건주의 교육철학은 진보주의와 마찬가지로 실용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을 통해 당시의 사회문화적 위기를 극복하자는 사상을 핵심 이념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아동, 학교, 교육이 사회문화적 힘에 의해 재구성(개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건주의 교육원리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회개혁을 위한 교육적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2) 새로운 사회는 국민에 의한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이어야 한다.
(3) 교사는 새로운 사회건설의 긴급성, 타당성을 민주적, 과학적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확신시켜야 한다.
(4) 교육의 수단과 목적은 행동과학의 결과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
(5) 학생, 교육, 학교 등은 사회, 문화적 힘에 의해 재구성되어야 한다.(교육은 사회적 자아실현)
그러나 현대사회의 문화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참고자료:
교육의 이해, 허정무 외 3인, 학지사
교육학개론, 안영진, 창지사
교육학개론, 이명기 외 11명,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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