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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 1. 교육철학이란



철학(哲學, philosophy)의 동사적 의미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사소한 현상에 대해 문제의 본질파악을 위한 사유(생각)와 문제의식의 형성이고, 어원은 그리스어 philosophia(philos, 사랑+sophia, 지혜, 지혜를 사랑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은 philosophia를 사랑에 초점을 맞췄고,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보다 나은 지혜를 향하여 항상 그리워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주장했고,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philosophia를 지혜에 초점을 맞췄고, '철학은 탐구된 지혜(객관적 지식의 체계)'라고 주장했으며 이 주장은 과학(science)의 의미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철학은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학문이다. 철학하는 것은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생각하는 것 또는 우리의 생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며 인간들에게 보편화된 상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기에 의문을 가져서 깊이 파헤쳐 오류를 찾아내는 것이다.

철학의 사고 방법에는 직관과 분석이 있는데 직관은 어떤 것에 대한 직접적인 깨달음이고, 분석은 논리적 절차를 통한 추론과 논증이다.

철학은 3가지 영역인 존재론(형이상학, metaphysics), 가치론(axiology), 인식론(지식론, epistemology)으로 나뉘는데

형이상학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문제는 '무엇이 존재하는가?'이고, 그 존재하는 것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이다.(ex) 나는 누구인가?)

가치론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문제는 '가치의 본질이 무엇인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아름다운가?' 등의 가치의 본질들이다. 가치론은 탐구 대상에 따라 윤리학과 미학으로 나뉜다.(ex) 인생의 진정한 목적, 가치는 무엇인가?, 아름다움이란? 인간의 행복이란?, 결혼이란?)

인식론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문제는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로 인간이 어떤 것을 안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설명하고 이해하는 인간 노력의 전망과 한계는 무엇인가를 밝히려는 오래된 문제를 다룬다. 근대에서 다섯 가지 감각(오관)을 통하지 않고는 어떤 지식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경험론과 인식의 근원이 경험이 아닌 선천적으로 타고난 이성이라는 합리론이 대립했다. 지식은 '~인 것을 안다', '~라는 것을 안다'로 표현되는 명제적 지식과 '~을 할 줄 안다', '~라는 것을 안다'로 표현되는 방법적 지식으로 구분된다.

철학에 대해 결론을 내리면 지혜를 사랑하고 추구하기 위해 고민하는 활동으로 일상적으로, 습관적으로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거기에 의문을 품고, 어떻게(how)가 아닌 왜(why) 또는 무엇을(what)에 관심이 있으며,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한 습득이 아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칸트는 명사로서의 가르침인 철학(philosophie)이 아닌 동사로서의 가르침인 철학하다(philosophieren)가 본질적인 철학이다.

비판정신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서 근원으로 파헤치고, 본질적인 것을 찾으려는 긍정적 태도이다. 비판은 부정적 사유와 긍정적 사유의 변증법적 종합이다. 

인간의 비판정신은 항상 자유로운 사고에 기초하고 있고, 같은 문제라도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한다. 언제든지 자유로운 입장에서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엄밀히 분석하고 비교할 때만 체계적인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인간의 보편적 관심과 문제를 진지하고 자유롭게 탐구하기 위한 노력인 반면 교육은 인간과 인간이 일정한 내용을 가지고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이다. 철학과 교육의 공통점은 나타난 현상에 대해 새롭게 파악하려고 하고 이때 친숙한 것을 의심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교육철학은 교육현실에서 드러나는 모든 현상과 문제들에 대한 사유로 인간을 위한 교육적 활동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성찰이다. 따라서 교육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교육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끔 유도한다.

청년들에게 검술수업을 받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쟁에서 소크라테스는 "검술수업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을 하여 문제의 본질을 향한 대화를 시작한다. 그는 검술을 배우는 근본적인 목적이 용기를 배우는데 있고, 질문해 들어갈 대상은 용기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용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가 진행되고, 용기는 만용과 다르게 통찰력을 갖춘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것으로 전체적 덕(德)과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낸다. 그 이유는 위험에 처했을 때 무조건적 절대성의 가치를 통찰할 수 있는 사람만이 결단, 용기를 의연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 선에 대한 지식을 갖춘 자는 분별, 정의를 행할 수 있고 용기도 지닌다. 소크라테스는 용기의 개념을 선의 이념으로 이끌어서 검술수업에 대한 논의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했다.

앞에서 언급한 소크라테스의 예처럼 교육철학은 교육현상에 대한 부분, 표층적 분석과 이해를 넘어서서 그 현상에 내재된 본질적 문제에 대해 의문을 품고 주어진 대상을 새롭게 보도록 이끈다. 여기서 새롭게 본다의 의미는 이미 주어진 고정된 시각, 입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게 아닌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문제에 새롭게 부딪히는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라기 보다 이미 존재하는 사실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려는 시도이다.

우리나라에서 과거 고액 비밀과외사건이 있었다. 이 비밀과외에는 사회 부유층과 특권층 몇몇 부모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참가시켰는데 고득점을 보장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더러 이 과외를 알선하는데 현직교사들이 가담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여기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고 국, 공립대 총장의 자녀가 이 과외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그 총장이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이 드러났을 당시에는 불법과외를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문제라는 주장이 우세했고, 결국 잊혀졌다.

위의 비밀과외사건을 교육철학적으로 주시하면 이 과외를 통해서 일류대학에 진학해서 사회적 인정을 얻는것이 목적이고, 교육을 통해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무엇때문에 필요한지를 질문해야 한다. 또한 교육이 자아실현의 수단이라면 자아실현이 지향하는것이 무엇인가도 생각해야 한다.

 교육학적 사유는 교육이 진행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야 할 상태까지도 고려해서 생각하는 것이고 교육학적 지혜는 사람들이 물질적인 것에 탐닉하느라 인간 본연의 자세를 망각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서 교육의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고, 일부 학부모들의 반지성적, 반교육적 태도를 간파하게 한다.

교육철학의 기본 관점과 관심은 교육사상가들의 유산과 그 역사의 의미를 찾는데에 국한되지 않고, 본질적 문제의식을 형성하게 하고 그 의미를 깨달아 자신이 인식한 가치를 실천하는데에 있다. 


참고자료

교육학적 사유를 여는 교육의 철학과 역사, 정영근 외 3인, 문음사

쉽게 풀어 쓴 교육철학 및 교육사 3판, 신득렬 외 3인, 양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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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