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김두한의 무술수련 (마지막): 사나이들의 이별과 스스로 하는 수련


원노인: 떠나신다고요? 오늘 밤에 말입니까?

유태권: 예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두한이도 이제 혼자서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노인: 벌써 말입니까? 그럼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말씀인가요?

유태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두한이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턴 혼자 할 수 있다 그런 말입니다.

원노인: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유태권: 그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를 무엇으로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노인: 원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동안 유동지께서 곁에 계셔서 이 늙은이가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허허. 그나저나 이거 이별주라도 한잔 나누어야 하는건데.

유태권: 아닙니다 바로 떠나겠습니다.

원노인: 아이고 이거 너무 섭섭해서... 아 그래도 두한이는 보고 가셔야지요.

유태권: (김두한에게 쓴 편지를 원노인에게 전하면서) 두한이에게 전할 말은 이 편지에 적어놓았습니다. 나중에 전해주십시요.

원노인: 아이고 그래도 두한이가 많이 서운해 할텐데...

유태권: 제 발걸음이 무거울 거 같아서요. 그 아이에게 정(情)이 많이 들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해 주십시요.

유태권: 가보겠습니다. 도착하는대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원노인: 몸 조심 하구려. 개(일본형사)들이 주위에 있어요.

유태권: 알고있습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요. 원동지께서도 몸조심 하십시요.

(유태권은 원노인 집에서 떠난다)

(종로경찰서 고등계 형사 네 명(빨간 원 안)이 유태권을 미행한다)

(이를 눈치채자 외딴 곳으로 잽싸게 뛰어가고)

(건물 옥상 위에 숨어서 미행을 따돌린다. 이렇게 해서 유태권은 만주로 떠났다. 유태권을 놓친 형사들은 다음날 미와에게 질책받는다.)

(그 다음 날)

김두한: (사동옥 안으로 들어오면서) 다녀왔습니다.

박군: 이야 정확하구만. 똑같은 시간에 왔어. 얼른 씻고 밥 먹자.

김두한: 예. 근데 아저씨는요?

박군: 아 참. 오늘 아침부터 유태권씨가 안보이네요. 어디 가셨었나?

원노인: 음... 그 아저씨는 어젯 밤에 떠나셨단다.

김두한: (놀란 표정으로) 떠 떠나시다니요? 어디로요?

원노인: 흠... 그건 나도 모른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뵙질 못할 것 같구나.

김두한: 왜요? 왜 떠나신 거예요?

원노인: (편지를 건네면서) 참. 어. 여기 다 적혀있다. 아저씨가 너한테 전해주라고 하셨다.

박군: (편지를 받아 읽는다) 두한아, 이렇게 인사도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미안하구나. 나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새로운 일을 찾아서 떠난다.

(울기 시작하는 김두한)

박군: (편지를 계속 읽는다) 사나이의 이별이란. 이런 것이다. 슬퍼할 것도...

(수련하던 장소로 가서 슬피 운다)

(어젯 밤에 부러트린 통나무에 가까이 간다)

(유태권의 목소리): 두한아, 이렇게 인사도 못하고 떠나게 되어서 미안하구나. 나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난다. 사나이들의 이별이란 그런 것이다. 슬퍼할 것도, 아쉬워할 이유도 없다. 그렇게 각자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면 되는 것이다.

(부러트린 통나무를 만지다가 샌드백이 눈에 들어오고, 함성을 지르고 샌드백을 주먹과 발로 맹렬하게 치기 시작한다.)

(유태권의 목소리): 넌 최고가 될 자질을 타고났다. 또 그렇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만하지는 말거라.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절대 게으르거나 나태해서는 안된다. 천하엔 니가 알지 못하는 무술의 고수가 너무도 많다. 그들을 제압하고 우뚝 서려면 그들에 앞서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한다. 명심하거라. 자신을 이겨야 한다.

(잠시 샌드백을 잡았다가 샌드백을 이은 줄이 끊어질 때 까지 맹렬하게 발로 찬다.)

(결국 샌드백을 이은 줄은 끊어져 허공 위에 떠올랐다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김두한의 유년기(幼年期)가 끝난다.)

(이제부터는 청년기(靑年期)이다.)

(높이 뛰어올라)

(혼자서 수련한다. 장소는 과거에 유태권과 함께 수련했던 계곡)


(여기에서도 유태권과 수련을 했었다.)

(기(氣)를 모으는 자세를 취하다가)

(바위 위에 앉아 명상을 한다)


(끝)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