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사/수학사(상)2022. 7.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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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 25-그리스 수학의 부활과 쇠퇴(1)

 

 

1. 응용수학

 

 오늘날 '그리스 수학'은 그리스인이 알고 있는 수학이란 아르키메데스나 아폴로니우스와 같은 세련된 기하학 뿐이었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리스 수학은 적어도 기원전 600년에서 서기 600년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번영하면서, 이오니아에서 이탈리아 반도 끝까지, 또 아테나나 알렉산드리아 또는 다른 문명 세계까지 널리 퍼져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 장에서는 톨레미에서 프로클루스까지의 약 4세기(2~6세기)에 걸치는 오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설명은 주로 두 개의 주요 저작과 중요성이 떨어지는 여러 저작에 토대를 두고 있다.

 헤론과 톨레미는 그리스의 학자였으나 로마의 지배를 받는 지역에서 살았다. 

 고대 로마는 오랜 역사를 통해 과학과 철학에 이바지한 바가 거의 없었으며, 수학에 대해서도 한층 더 했다. 로마인은 수학을 하려는 적극성이 매우 부족해서 아르키메데스의 제자 비트루비우스의 저작과 같은 최고 걸작도 헤론의 저작과 같은 그리스 수학 안의 낮은 수준의 성과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2. 알렉산드리아의 디오판투스

 

 그리스 수학은 시종일관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원전 3세기 이후로 쇠퇴하기 시작했고,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어느 정도 회복하기는 했으나 250~300년에 이르는 이른바 '은의 시대'까지 실제로 원래대로 되돌아오지 못했다. 후기 알렉산드리아의 시대라고 하는 그 시기의 초기에는 지도적인 그리스 대수학자 알렉산드리아의 디오판투스가 나오고, 끝 무렵에는 마지막으로 중요한 그리스 기하학자 알렉산드리아의 파푸스가 등장한다.

 알렉산드리아는 수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국제적인 중심지였고, 따라서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이라 해도 전부가 같은 종류의 수학은 아니었다. 헤론의 성과는 유클리드, 아폴로니우스, 또는 아르키메데스의 성과와 전혀 달랐고, 또 디오판투스의 남아있는 저작에도 고전 그리스적 전통과 갑작스런 단절이 있다. 디오판투스가 언제 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다음의 문제를 통해 몇 세 까지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오판투스는 일생의 \(\frac{1}{6}\)을 소년으로 지냈고, 그 뒤 일생의 \(\frac{1}{12}\)이 지나 수염을 길렀다. 그 뒤 일생의 \(\frac{1}{7}\)이 지나 결혼했고, 그로부터 5년 후에 아들이 태어났다. 그 아들은 아버지의 전 일생의 반만 살았고, 아들이 죽은 지 4년만에 삶을 마쳤다.

(전체 일생을 \(x\)라 하면 방정식 \(x=\frac{x}{6}+\frac{x}{12}+\frac{x}{7}+5+\frac{x}{2}+4\)이고, \(x=84\)가 된다. 참고로 디오판투스는 1차방정식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3. 게라사의 니코마쿠스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하면 디오판투스를 말하나 실제로는 아니다. 그 이유는 디오판투스의 수학은 현대 초등대수학의 기초가 되는 종류의 수학은 전혀 아니고 또한 유클리드에서 보이는 기하학적 대수에 가깝지도 않았다. 디오판투스의 주요 저작인 산술은 원래 13권이었으나, 현재는 앞 부분의 6권만이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에서 산술이라는 용어는 단순한 계산이 아닌 수론을 뜻했다. 그리스 산술은 오늘날 수직보다 철학에 더 가까웠다. 그러므로 그리스 산술은 후기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신 플라톤 주의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예루살렘 인근 게라사에 살았던 니코마쿠스는 '산술입문'을 썼고, 이것은 그리스의 철학적 경향에 지배를 받았다. 이 책은 두 권만이 전해지고, 니코마쿠스가 수학적 능력이 거의 없었으며 수의 초등적 성질에만 매달렸음을 알 수 있다.

 니코마쿠스의 입문은 피타고라스가 행한 수의 짝수, 홀수 분류로 시작하여 이를 짝의 짝(2의 거듭제곱)과 홀의 짝(\(2^{n}p\), \(p\)는 홀수, \(p>1\)이면서 \(n>1\))으로 나눈다. 또 소수, 합성수 및 완전수의 정의와 에라토스테네스의 체에 대한 기술과 처음 네 개의 완전수(6, 28, 496, 8128)의 표도 싣고 있다.

 이 책에는 비와 비의 결합을 분류하고 2, 3차원의 도형수를 더욱 철저히 다루었으며 여러가지 평균 같은 것을 포괄적으로 기술했다. 

 니코마쿠스의 입문은 계산이나 대수학에 관한 논문이 아닌 피타고라스와 플라톤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학 해설서였다.

 

4. 디오판투스의 산술

 

 디오판투스의 산술은 고도의 수학적 기량과 독창성을 특징으로 하는 저작이나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고전이나 그리스 수학과의 공통점이 없다. 실제로 바빌로니아 대수학과 매우 비슷했으나 바빌로니아의 수학자들이 3차까지의 다항방정식의 근사해를 주로 다룬 반면 (현존하는) 디오판투슥의 산술은 정형과 부정형 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구하는 문제를 거의 전적으로 다룬다. 특히 부정문제의 풀이에 중점을 두어서 이러한 분야를 디오판투스 해석이라고 한다.

 디오판투스 해석은 초등대수학이라기 보다 오히려 수론의 일부여서 일반적으로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또다른 측면이 있는데 대수학은 오늘날 오직 기호화된 명제에 바탕을 두고 있지 그리스 문학이나 초기 그리스 수학을 표현하던 일상의 정보전달 수단인 문자언어로서 성립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수학의 역사적 발전에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3단계가 있다.

 

(1) 언어(수사)단계 또는 초기단계, 이 단계에서는 모두 말로 완전하게 써서 나타낸다. 

(2) 생략(약호)단계 또는 중간단계, 이 단계에서는 몇 가지 생략기호가 쓰인다.

(3) 기호단계, 곧 마지막 단계이다. 

 

디오판투스의 산술은 두 번째 분류에 들어간다. 현재 전해지는 산술 전 6권에 거쳐 수의 거듭제곱과 관계 및 연산에 대한 기호가 체계적으로 사용되고, 지수법칙에 해당되는 결합법칙, 수 계수는 계수가 곱해지는 거듭제곱 기호 뒤에 썼다. 게다가 항 끼리의 덧셈은 각 항을 나타내는 기호를 적당히 나란히 써서 나타내고, 뺄셈은 빼어지는 항의 앞에 생략문자를 하나 놓아 나타내었다(예: \(2x^{4}+3x^{3}-4x^{2}+5x-6\)을 SS2C3x5MS4U6으로 나타내는데, 여기서 S, C, \(x\), M, u는 각각 제곱, 세제곱, 미지수, 뺀다, 단위 이다).

 그리스 대수학은 더 이상 세제곱 또는 3차원으로 제한되지 않았는데 그 증거로 중세의 대수와 현대의 삼각법에 중요한 역할을 한 다음의 항등식이 디오판투스의 저작에 있었다.$$(a^{2}+b^{2})(c^{2}+d^{2})=(ac+bd)^{2}+(ad-bc)^{2}=(ac-bd)^{2}+(ad+bc)^{2}$$5. 디오판투스의 문제

 

 생략기호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디오판투스를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할 만하나 생략기호를 사용하게 된 동기와 생각방식을 보면 그렇게 부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디오판투스의 산술은 대수연산과 대수함수 또는 대수방정식의 풀이법을 체계적으로 해설한 것이 아닌 오히려 150문제로 이루어진 문제집으로서 풀이법의 보편성을 의도했으나 모든 문제를 특정한 값에 풀고 있다. 게다가 전제를 밝히면서 논리적으로 엄밀하게 진행시키지 않았으며, 또 가능한 답을 모두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예: 양수인 두 근을 갖는 이차방정식에서는 큰 근만 다루고, 음의 근은 무시, 확정문제와 부정문제를 확실하게 구별하지 않고, 근의 수가 수많은 부정문제에 대해서 오직 하나의 풀이만 보였다. 또 여러개의 미지수를 포함하는 문제는 가능한 그것들 가운데 하나로 모든 미지량을 기술적으로 나타냄으로써 그 문제를 풀었다.)

 

6. 대학에서 디오판투스의 위치

 

 산술의 부정문제에는 \(x^{2}=1+30y^{2}\), \(x^{2}=1+26y^{2}\)와 같은 펠 방정식 형태가 있고, 이들의 해 또한 하나만 구해졌다. 그러나 디오판투스가 단 하나의 해로 만족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그 이유는 특정 문제를 푼 것이지 방정식을 푼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산술은 대수학 교과서가 아닌 응용 대수학 문제집이었고 그러한 점에서 디오판투스는 바빌로니아의 대수학자와 비슷하다. 그러나 디오판투스를 이렇게 성격짓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데 그가 다루는 수는 아주 추상적인 것으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의 대수처럼 곡물의 양이나 크기, 또는 화폐 단위 같은 것을 언급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정확한 유리수 근에 관심을 둔 반면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계산에만 신경썼고, 방정식의 무리수 근도 기꺼이 받아들여 계산했다. 

 디오판투스는 학문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오늘날 수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7. 알렉산드리아의 파푸스

 

 디오판투스의 산술은 그리스 수학이 부활되는 시기에 쓰인 가치 있는 훌륭한 저작이나 당시 대수학은 연역적 설명보다 문제를 푸는 데 적절했다. 한편 고전 기하학을 연구한 사람은 메넬라우스 말고는 아폴로니우스가 죽고 나서 400년 이상 없었으나 디오크라티아누스(로마 황제, 마지막으로 기독교를 박해) 시기에 등장한 파푸스가 있었다. 그가 집필한 집성은 다음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1. 집성은 귀중한 역사적 기록을 제공한다(예: 아르키메데스가 13개의 준정다면체(아르키메데스 입체)를 발견한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은 집성의 5권 덕분이다)

2. 집성에는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아폴로니우스, 톨레미의 명제에 대한 다른 증명과 보조정리가 실려 있다.

3. 집성에는 그 이전의 어떤 저작에도 실리지 않은 새로운 발견과 일반화가 실려 있다. 

 

실제로 집성은 총 8권이고, 1권 전체와 2권 처음 부분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분실은 아깝지 않은데 그 부분은 그리스 명수법에서 네 수(100만의 거듭제곱)의 아폴로니우스 체계와 관련된 것이고, 아르키메데스의 모래의 계산가로 그 내용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집성

 

 집성의 3권은 파푸스가 고전 그리스 기하학의 논리적 엄밀함을 미묘한 점까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던 사실을 보여준다. 

 3권에서 그는 '평면'의 문제와 '입체'의 문제, '선'의 문제를 엄격하게 구별하고 있다. 곧 첫 번째는 원과 직선만으로 작도할 수 있는 문제, 두 번째는 원뿔곡선을 사용하여 풀 수 있는 문제, 세 번째는 직선, 원, 원뿔곡선이 아닌 다른 곡선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다. 

 다음에 파푸스는 고대 3대 문제를 기술하고 나서 배적문제, 각의 3등분 문제는 입체의 문제, 원적문제는 선의 문제라고 하고 있다. 파푸스는 사실상 이 고전 문제들이 평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플라톤의 조건(자와 컴파스만으로 작도)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엄격히 증명된 것은 19세기가 되어서이다.

 4권에서 파푸스는 다시 각각의 문제에서 그것에 걸맞는 작도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입체문제를 푸는 데 선의 자취를 이용하거나 평면문제를 푸는 데 입체 또는 선의 자취를 쓰면 안된다고 한 것이다.

 그는 각의 3등분은 입체문제라 하여 원뿔곡선을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다음은 파푸스가 각을 3등분한 방법 중 하나이다. 

 주어진 각 \(AOB\)를 중심을 \(O\)로 하는 원 위에 두고, 반직선 \(OC\)를 이 각의 이등분선으로 한다, 그리고 점 \(A\)를 초점, 반직선 \(OC\)를 준서으로 하여 이심률이 2인 쌍곡선을 그린다. 이때 쌍곡선이 원과 만나는 점을 \(T\)라 하면 각 \(AOT\)가 각 \(AOB\)의 \(\frac{1}{3}\)이 된다. 

 파푸스가 제안한 또 다른 방법은 직각쌍곡선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먼저 주어진 각 \(AOB\)의 한 변 \(OB\)를 직사각형 \(ABCO\)의 (빗변)대각선으로 하고 \(A\)를 지나 \(BC\)와 \(OC\)(각각의 연장선)를 점근선으로 하는 직각쌍곡선을 그린다. 다음에 점 \(A\)를 중심으로 반지름이 선분 \(OB\)의 두 배인 원을 그린다.

 쌍곡선과 만나는 점을 \(P\)라 하고, 점 \(P\)에서 선분 \(CB\)의 연장선 위에 수선 \(PT\)를 내린다. 그러면 쌍곡선의 성질에서 두 점 \(O,\,T\)를 지나는 직선은 선분 \(AP\)에 평행하고, 각 \(AOT\)는 각 \(AOB\)의 \(\frac{1}{3}\)이라는 사실이 쉽게 증명된다. 

 이 방법은 아르키메데스도 알고 있는 방법이고, \(B\)를 지나고 선분 \(OT\)를 지름으로 하여 \(M\)을 중심으로 하는 반원을 그리면 \(OB=QM=MT=MB\)이므로 아르키메데스의 방법과 같다.

 3권에서는 파푸스의 평균의 이론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반원 안에서 산술평균, 기하평균, 조화평균은 동시에 나타내는 흥미로운 작도를 한다.

 곧 파푸스는 \(O\)를 중심으로 하는 반원 \(ADC\)에서 \(DB\perp AC\)이고 \(BF\perp OC\)이면 세 선분 \(DO,\,DB,\,DF\)는 각각 두 양 \(AB,\,BC\)의 산술평균, 기하평균, 조화평균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그는 증명은 자기 스스로 했고, 그림은 무명의 기하학자가 그렸다고 주장한다.

 

참고자료:  
수학의 역사-상, (칼 B 보이어, 유타 C 메르츠바흐 지음), 양영오, 조윤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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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