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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EBS연계는 수능 본질의 훼손이다(2011학년도 입시 때 어이없었던 일)
수능친 지 10년도 넘었지만 현역이었던 2011년에 하도 어이가 없었던 일이 있어서 이 말 만큼은 하고 싶었다.
먼저 EBS에 대해 말하자면 EBS는 초기에 KBS3TV였다가 1990년에 EBS로 분리되었고 현재 EBS1과 EBS2로 운영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예산을 증액해 EBS를 강화했고, 그 결과 틀이 잡힌 강의 사이트로 변모했다. 그 다음 정권인 이명박 정권 때는 사교육을 잡겠다며 학원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가능, 수능 EBS연계 이 두 가지 정책을 폈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수능 EBS연계이므로 학원의 오후 10시까지 영업가능은 제끼겠다.
수능에 대해 말하자면 수능은 '대학수학능력시험(大學修學能力試驗)' 즉,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능력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는 시험이다. 과거 암기 위주의 학력고사에서 탈피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의 박도순 교수(현재는 명예교수)가 개발했다. 초기에는 언어영역, 수리영역만으로 구성하려고 했고, 성실성과 지식테스트는 내신과 본고사에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영어계와 사회, 과학계의 요구로 지금과 같이 국어영역, 수학영역, 영어영역, 한국사영역, 사회탐구영역, 과학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영역으로 구성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을 잡겠다고 수능을 EBS와 연계하겠다고 했다 그것도 70%나. 이게 왜 수능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인가? 수능은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수 있는 능력을 보는 시험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보는 시험에 EBS를 연계하겠다는 것은 공부의 분야를 EBS로 국한시키겠다는 것이고 따라서 수능의 본질훼손이다.
왜 EBS연계가 수능공부를 EBS로 국한시키는게 되는가? 수능은 광범위한 고등학교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여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음을 보이는 시험이다. 수능 출제범위가 광범위한데(수학, 탐구영역은 범위가 정해져있으므로 제외)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에서 EBS를 70%나 연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수험생들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확실한 EBS 70%를 잡으려 할 것이고 결국에는 EBS에 국한된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수능의 대부분인 70%는 학교 내신과 별 다를게 없게 된다.
(추가로 수능을 출제할 때는 학원 문제와 시중 문제집의 문제와 중복되지 않게 출제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작업은 고역(苦役)일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70%의 EBS연계를 하게 된다면 문제의 70%를 EBS에 맞춰서 출제하면 되고, 고역에 해당되는 작업은 30%로 감소하게 된다. 이 단락 상에서 결론을 내리자면 EBS연계를 하게 되면 출제위원들은 편하게 된다.)
그래. 연계를 한 첫해(2011년)의 결과는 불수능이었다. 언어(현 국어영역), 수리(현 수학영역), 외국어(현 외국어영역) 모두 불수능이었다. 이것 때문에 최저없는 대학의 논술/적성시험에 지원자가 몰렸고, 이 과정에서 대학별고사 사교육이 성행했다. 그리고 2011학년도 입시는 서울대 같은 명문대는 경쟁률이 낮았으나 중위권 대학으로 갈 수록 경쟁률이 폭등했다.
논술시험에 학생들이 몰린 일로 교육과학기술부(당시, 현재는 교육부)에서 사교육 억제의 명분으로 논술시험을 보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669
http://news.imaeil.com/NewestAll/2011022810300947602
https://weekly.donga.com/List/3/all/11/91239/1
나는 이러한 교과부의 행태가 어이없었다. 왜냐하면 '자기네들이 수능 어렵게 만들어서 논술이 과열되었는데, 이걸 논술 탓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글을 쓴 것도 수능을 어렵게 출제하고 대학별고사 탓을 하는 행태가 어이없어서 쓴 것이었다.
그것보다 불수능 때문에 내년을 기약해야 했고, 대학별고사로 노리려 했는데 이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쓴 것이었다.
실제로 재수할 때 재수학원에 들어갔고 거기에서 한 선생이 EBS를 이X신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원교재에다가 EBS까지 하게 되었다. 두번 수능 치르고도 대학 경쟁률이 작년처럼 최상위 명문대는 낮은 반면 경기도 지역의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상당했다.
이 글 쓰고 나니 벌써 자정을 넘겼다. 여기서 끝내겠다.
아! 결론을 써야지!!
결론을 내리자면 수능 EBS연계는 대학 수학(修學)능력을 평가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중단되어야 하고, 불수능으로 초래된 일을 대학별고사 탓하는 고위공무원들은 가차없이 잘라야 한다.
이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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