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비행(1)

6. 비행(1) 

비행(非行)은 다양하고 복잡한 행동들을 포함하는 용어로서 일반적으로 법률적, 도덕적, 교육적, 사회적 기준을 일탈하는 행위로 규정되는 경향이 있다. 

비행은 다양한 기준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에 비행의 유형도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될 수 있다. 

빈도에 따라서 단발적 비행, 단기간 집중적이고 다양한 비행, 간헐적이지만 반복적 비행, 지속적 비행 이 4가지로,

대상에 따라서 사람에 대한 범죄행위, 재물에 대한 범죄, 사소한 위반행위 이 3가지로 또한 

단계에 따라서 실험적 비행, 비행화 형성과정 비행, 습관화된 비행 등으로 나눈다.

비행의 원인에는 초기양육과정 결손에 따른 성격장애로 인한 비행, 반사회적 문화습득에 의한 비행, 정신병 및 신경증으로 인한 비행 등으로 구분한다.

다음은 비행을 심리적 특징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1. 사회적 비행: 사회적 비행은 집단으로 저질러지는 경우가 많고 행위자 입장에서 볼 때 비행하위집단 안에서 인정하는 방식으로 욕구를 실현하는 적응적인 행동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2. 심리적 비행

-성격적 비행: 성격적 비행은 행위자의 비사회적 성격구조에서 비롯되는 비행이다. 이들은 공격적이거나 쾌락추구적 행동을 즉각적으로 옮긴다. 

성격적 비행의 이러한 특징들은 부적절한 성장과정과 관련해 설명되고 있다. 어린 시절의 부적절한 양육 뿐만 아니라 아동 후기 및 청소년기의 부적절하거나 비일관적인 훈육과 감독도 성격적 비행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예로 자녀에 대한 훈육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처벌적일 때 아동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으로 변하게 되고 내면적 통제보다 외적 통제에 의해 행동이 규제되는 방식으로 흐르기 쉽다. 

-신경증적 비행: 신경증적 비행은 행위자가 자신의 욕구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충족시킬 수 없을 때 그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범하게 되는 비행이다. 대체로 일련의 거부, 좌절, 낙담, 분노, 긴장에 이어 일어나는 것과 같이 행위자의 긴장과 분노감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긴장과 분노, 좌절감이 해결되면 비행이 없어지나 초기에 확인되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이 비행은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 예로 자녀의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부모가 공부를 강요하고 자녀는 그러한 부모로부터 인정과 사랑보다 간섭과 강요만 당하는 느낌을 가져 온 좌절과 불만이 신경증적으로 비행으로 표출될 수 있다. 

-정신병적(기질적) 비행: 정신병적 비행은 행위자가 정신질환이나 뇌의 손상과 같은 기질적 이상으로 인해 저지르는 비행이다. 정신분열증의 초발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기질적 비행자들은 주의집중력 결핍, 충동통제력 부족, 미래조망능력 부족, 낮은 자존감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비행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들은 비행이 습관화된 경우에도 대부분 나타나는 특징이므로 비행의 원인과 유형 파악 및 지도방안을 탐색할 때 신중히 고려되어야 한다.

다음은 비행과 관련된 요인들이다. 

1. 개인적 요인

-낮은 자존감: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며 훌륭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일시적 충동이나 쾌락에 자신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는 행동을 할 수 있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못하면 타인의 인정에 급급해지므로 누구든지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아주기만 한다면 그것이 어떤 행동이든 하기도 한다. 

-충동조절능력과 미래조망능력의 부족: 충동조절능력이 부족한 이유에는 생리적, 정서적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은 감정인식 및 표현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해 평소에는 공격적 행동을 억제하다가 긴장과 분노가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너가 극단적 촉발자극이 주어지면 심한 공격적 행동을 폭발시키는 경향이 있다. 

-감정인식 및 표현능력의 부족: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인정, 수용받고 싶은 기본적 욕구가 부모나 주변 인물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무시되거나 좌절되는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자동적으로 부인 또는 왜곡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아동과 청소년이 성장하면서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는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데 그 이유는 욕구가 어느 정도 좌절되는 경험을 통해 욕구를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발달의 중요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나 욕구를 스스로나 외부에 의해 억압해야 할 때는 분노와 반항과 좌절감 등의 부정적 느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수용적인 분위기가 허용되어야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건강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 

-자기중심적 인지왜곡: 청소년기의 발달적 특징 중 하나는 자기중심적 사고이다. 청소년기의 사고의 자기중심성은 

(1) 자신은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서 자기의 경험이나 감정 세계는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경향을 뜻하는 '개인적 우화'

(2)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기가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경향을 의미하는 '상상속 관중'

이 두 가지 말로 표현된다. 

이 중에서 개인적 우화 경향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고 힘든 일을 성취하게 하는 힘을 주지만 위험하고 과격한 행동을 쉽게 저지를 수 있게 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비행청소년들은 일반 청소년들에 비해 이러한 개인적 우화의 경향이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해결능력의 부족: 비행청소년들은 가정, 학교, 교우관계, 이성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많은 문제를 경험한다. 

가정에서 생활규칙, 귀가시간, 예절, 형제간 비교 등의 영역에서 보다 많은 불화와 갈등을 경험하며, 학교에서도 교사와의 관계, 친구들과의 경쟁, 교칙문제, 차별문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경험한다. 일반 청소년에 비해 보다 문제를 많이 경험하는 것은 비행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비행의 결과로 문제가 많아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부적절한 대인관계 양상: 비행청소년들은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고 대인관계가 부적절한 양상을 보인다. 성격적 비행자와 신경증적 비행자 이 2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1). 삶의 초기양육과정에서 부모로부터 거부당하거나 적절한 보살핌과 애정을 받지 못하는 외상적 경험으로 타인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지 못해서 타인으로부터의 배려와 돌봄을 거의 기대하지 않거나 배려와 도움을 제공하려는 타인들을 불신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이러한 비행청소년은 성격적 비행자 유형에 속하고 상담과정에서도 관계 형성이 어렵고 오래 걸린다. 

(2). 삶의 초기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을 받고 자랐지만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적절히 해결하는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부모, 교사, 또래 등 주변 인물들과 많은 갈등을 겪고 이러한 갈등을 원만히 극복하지 못하게 되어 점차적으로 그러한 좌절과 분노가 쌓여서 타인들을 불신하고 미워하고 두려워하게 된 청소년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비행을 반복해온 과정에서 대체로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이해심이 부족해 보이고 처벌적인 부모나 다른 권위체들과의 관계에서 차별대우, 인격적 멸시, 신체적 폭행, 자주 속는 경험 등을 한 경우가 많아 주로 권위적 인물과의 관계형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들은 성격적 비행자에 해당되는 앞의 경우와 달리 기본적 관계형성능력에는 문제가 없고 잇다른 좌절과 분노에 의해 대인관계 양상이 부적절해진 것임을 상담자가 인식하고 공감적 이해의 자세를 견지하며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가족 관련 요인

-자애로운 양육의 부족: 비행청소년의 가족은 대부분의 경우 자애로운 양육이 부족하거나 부재한다. 부모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결함이나 부모 자신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부모가 자녀양육에 무관심하고 참여가 낮거나 부모가 아예 부재함으로써 양육이 제공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부모가 자녀를 거부하거나 자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으며, 비난하거나 무시하거나 부스러워 하는 경향도 있다. 

-적절한 훈육의 부족 비행청소년의 부모는 자신의 도덕적 결함이나 성격적 특징 및 정서적 문제 등으로 인해 자녀를 적절히 훈육하지 못한다. 자녀를 전혀 또는 거의 훈육하지 않거나 과정과 방법이 부적절한 훈육을 하여 사실상 훈육을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동일한 행동에 대해서 어떤 경우에는 처벌하고 어떤 경우에는 강화하는 등 비일관적으로 행동하거나 모욕이나 멸시 등 지나치게 심한 벌을 주어 반항심만 부채질해서 비행 행동을 악화시킨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를 부모가 강제, 폭력적으로 자녀에게 습득시키려 하다가 오히려 자녀가 건전한 가치에 대해 부정적 감정과 반항심이 늘게 하고 폭력성만 모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 발달에 따른 관계조정의 실패: 자녀의 연령이 높아지고 발달하면 부모가 자녀와 관계를 맺는 양상과 지도하는 방법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어릴 때는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좀 더 많이 관여하고 구체적으로 이끌어주는 사랑과 훈육이 필요하고, 커갈수록 자녀가 스스로 깨닫고 결정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지지해주는 방식으로 지도하며 관계가 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비행청소년의 가족 중 대부분은 이러한 조정에 실패한다. 어릴 때는 매를 들어도 잘 들었는데 이제는 때려도 잘 안듣는다고 한다. 이 경우는 체벌의 무효용성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연령에 따른 지도방법조정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현재 길러야 할 특성이 무엇이며 장차 길러야 할 특성은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할 뿐만 아니라 그 연령과 발달수준에 적합한 지도방법은 무엇이며 부모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고 부모자녀관계는 또 어떻게 조정되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 학교 관련 요인

-학교에 대한 낮은 애착: 전반적으로 학교에 대한 애착도와 비행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한 교사에 대한 애착, 학교에 대한 애착, 공부나 학교활동의 참여도 등도 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학교에서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학교에 대한 애착이 적을수록 비행을 많이 저지름을 뜻한다. 

-학교활동의 낮은 성공도: 교사로부터의 인정이나 학업 등 학교에서 성취해야 할 과업에 실패하거나 소극적인 청소년일수록, 정상적인 학교문화에서 소외되어 비행문화와의 접촉이 증가되고 비행집단의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비행을 학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예로 부모와 교사로부터 공부에 대한 압력을 느낄 때 집은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고 학교도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 가출과 무단결석이 잦아지고 결국에는 비행문화에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학교에서의 낙인: 한 번이라도 비행을 저지른 학생은 학교에서 '비행학생', '문제아' 등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이러한 평가는 일상적 대인관계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대인관계상의 상호작용은 비행청소년으로 하여금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고 이렇나 부정적 정체감(꼬리표)은 그 청소년의 지위가 된다. '비행청소년'으로 낙인되면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고 격리되며, 결국에는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비행문화와 접촉할 기회가 더욱 늘어나 비행이 지속되게 된다. 

4. 또래 관련 요인

-친구관계를 통한 비행의 모방학습: 가정이나 학교에서 별 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비행 성향을 가진 친구들과 자주 접촉하면 비행행동에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고 비행행동을 모방하게 된다. 이러한 모방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잦은 갈등을 겪고 적응을 못하는 청소년일 경우에 모방학습의 동기가 높아짐으로써 더욱 잘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학생의 비행행동의 초기 증상으로 집에 늦게 들어가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것인데 가정과 학교에서 초기 비행에 적절히 개입하지 못하면 이 일탈행동이 가정과 학교에서의 문제와 갈등을 더욱 증폭시켜 비행문화에 고착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비행행동의 상호강화: 비행청소년들 간에는 비행행동을 서로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집단적으로 비행행동을 하면서 죄의식을 경감하고 사회적 지지를 받고, 또한 집단의식을 가지게 되어 소속감을 경험함으로써 강화를 받는 것이다. 비행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비행청소년들과 집단을 이루면 비행집단을 쉽게 떠나지 못하고, 성실하고 가정과 학교에 순응하는 또래들에 대한 열등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친구로 사귀는 것을 어려워해서 비행집단에 머무려고 한다. 또한 경쟁을 중시하고 학업만능의 교육퐁토도 여기에 한 몫 하고 있다. 

 

참고자료: 

학교상담과 생활지도, 김계현 외 6인, 학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