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반화학] 10. 복사 에너지, 보어의 원자모형과 양자화



주기율표에서 어느 한 족(group)에 있는 한 원소의 성질을 알면, 같은 족의 다른 원소들과 심지어 그 원소 주변에 있는 원소들의 성질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은 원자번호에 따른 원자 반지름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이 그래프는 원자번호 1번(수소)에서 시작하고 1A족 원소에서 극댓값을, 7A족 원소에서 극솟값을 갖는다.


화학에서 "원자의 어떤 기본적인 성질이 우리가 관찰하는 원자 반지름이나 원소의 다른 많은 특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 변화에 관여한느 것일까?"라는 질문은 1920년대에 해답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해답이 밝혀졌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가시광선과 다른 형태의 복사에너지의 성질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라디오파, X선 등은 모두 전자기 복사(electromagnetic radiation), 즉 복사 에너지(radiant energy)의 다른 종류이다. 다음의 그림에 나타나있듯이 집합적으로 전자기 스펙트럼(electromagnetic spectrum)을 구성한다.


진공을 지나는 전자기 에너지는 파동으로 나타낼 수 있고, 진동수(frequency), 진폭(amplitude), 파장(wavelength)으로 전자기 에너지를 나타낼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은 파동을 관찰한 것이다.

파동의 진동수 \(\nu\)는 단위 시간에 일정한 지점을 지나는 파동의 마루(높은 지점)의 수를 뜻하고, 단위는 초의 역수(\(\text{s}^{-1}\)) 또는 헤르츠(hertz, Hz; 1Hz=\(1s^{-1}\))로 나타낸다. 파장 \(\lambda\)는 파동의 마루에서 그 다음 마루까지의 거리이며, 파동의 진폭은 마루와 골(낮은 지점)의 중간 지점을 연결한 선에서 마루까지의 높이이다. 물리적으로 전자기 에너지의 세기는 파동의 진폭의 제곱에 비례한다.

진공에서 모든 전자기 에너지의 전파속도는 일정한 값을 갖는데, 이것을 빛의 속도(광속)라고 하고, \(c\)로 나타낸다. 즉, 다음과 같다.

광속의 값은 위의 식을 다음과 같이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lambda=\frac{c}{\nu},\,\nu=\frac{c}{\lambda}$$1905년에 아인슈타인이 광전효과를 발견했을 때, 원자구조의 모형을 발전시키는 한 가지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1800년대 후반에 금속 표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고, 전자를 튀어나오게 하는 빛은 진동수의 한계값 이상이어야 하며, 금속마다 서로 다른 값을 갖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빛은 광자(photon)라는 작은 입자의 흐름처럼 행동한다고 가정했고, 이때 광자의 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플랑크 가설(Planck's postulate)이라는 관계식을 따른다.$$E=h\nu=\frac{hc}{\lambda}$$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이고 그 값은 \(h=6.626\times10^{-34}\text{J}\cdot\text{s}\)이다. 진동수 \(\nu=4.62\times10^{14}\text{s}^{-1}\)(파장 \(\lambda=649\text{nm}\))인 붉은빛의 광자 한 개의 에너지는 위의 관계식에 의해 \(3.06\times10^{-19}\text{J}\)이다. 

어떤 물질 1mol은 아보가드로수(\(6.022\times10^{23}\))만큼의 양이므로 전자기 에너지를 광자 단위보다 mol단위로 나타내는 것이 편리하다. \(3.06\times10^{-19}\text{J}\)의 광자 에너지에 아보가드로수를 곱하면 \(184\text{kJ}/\text{mol}\)의 에너지를 얻는다.$$\begin{align*}\left(3.06\times10^{-19}\frac{\text{J}}{\text{photon}}\right)\left(6.022\times10^{23}\frac{\text{photon}}{\text{mol}}\right)&=1.84\times10^{5}\frac{\text{J}}{\text{mol}}\\ \left(1,84\times10^{5}\frac{\text{J}}{\text{mol}}\right)\left(\frac{1\text{kJ}}{1000\text{J}}\right)&=184\text{kJ}/\text{mol}\end{align*}$$플랑크 가설식으로부터 진동수가 크고 파장이 짧은 빛이 높은 에너지 복사선을 갖고, 진동수가 낮고 파장이 긴 빛은 낮은 에너지를 갖는다.

금속 표면과 충돌하는 광자의 진동수(또는 에너지)가 어떤 최솟값 이상이 되지 못하면 전자는 튀어나오지 못하고, 이상이면 튀어나온다.(아래 그림 참고)

전자를 방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금속의 일함수(\(\Phi\))라고 하며, 1A, 2A족 원소들이 가장 낮다. 주의할 점은 각 광자의 에너지는 진동수(또는 파장)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빛의 세기에 무관하다. 그 이유는 빛의 세기는 그 빛에 포함된 광자의 수이지만 진동수는 그 광자가 가진 에너지의 척도이다. 

빛에너지는 파동처럼 행동할 뿐만 아니라 작은 입자처럼 행동한다. 물질과 전자기 에너지는 둘 다 양자화된다(quantized)고 하며, 이것은 둘 다 불연속적인 양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소의 가능한 가장 작은 양이 원자인 것처럼 양자(quantum)는 어떤 양(quantity)의 가능한 가장 작은 단위이다. 


태양이나 백열전구에서 나오는 빛은 백색광이고, 이것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가시광선 영역 전체를 차지하는 모든 파장의 빛이 모두 섞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색광의 가는 빛을 유리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무지개색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백색광 속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다른 속도로 유리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빛의 색 분해현상은 빛이 공기 중의 물방울을 통과할 때, 무지개가 생길 때, 구름 속 정렬된 얼음 결정을 통과해서 환일(parhelion 또는 sundog)이 일어날 때 나타난다.(아래 그림 참고)


태양에서 나오는 백색광과 달리 높은 에너지 상태로 들뜬 원자가 내놓은 빛은 모든 파장이 불연속적이다. 좁은 슬릿과 프리즘을 통과하면 들뜬 원자에서 나오는 빛은 선 스펙트럼(line spectrum)이라는 몇 가지 특정한 파장의 색으로만 나타난다.(아래 그림 참고)


화학자들은 각 원소들이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스펙트럼 '지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고, 그 결과를 이용해 다른 물질에 있는 원소들을 분석했다. 


1885년 스위스의 발머(Balmer)는 선 스펙트럼의 규칙성을 발견했고, 위의 그림처럼 수소는 4개의 선을 가진 스펙트럼을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발머는 수소 원자의 스펙트럼에서 4개의 선의 파장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frac{1}{\lambda}=R_{\infty}\left\{\frac{1}{2^{2}}-\frac{1}{n^{2}}\right\}\,\text{or}\,\nu=R_{\infty}c\left\{\frac{1}{2^{2}}-\frac{1}{n^{2}}\right\}$$여기서 \(R_{\infty}=1.097\times10^{-2}\text{nm}^{-1}\)의 값을 갖는 리드베리 상수(Rydberg constant)이고, \(n\)은 2보다 큰 정수이다. 

발머의 식을 이용하여 리드베리는 수소 원자 스펙트럼의 모든 선이 다음과 같은 발머-리드베리 식(Balmer-Rydberg equation)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보였다.$$\frac{1}{\lambda}=R_{\infty}\left\{\frac{1}{2^{m}}-\frac{1}{n^{2}}\right\}\,\text{or}\,\nu=R_{\infty}c\left\{\frac{1}{m^{2}}-\frac{1}{n^{2}}\right\}$$여기서 \(m,\,n\)은 정수이고 \(n>m\)이다. \(m=1\)이면 자외선 계열, \(m=2\)이면 가시광선 영역의 발머 계열이다. \(m\)이 3 이상이면 적외선 계열이다.


플랑크 가설과 광전효과, 러더퍼드의 원자핵 모형을 기반으로 보어는 선 스펙트럼의 존재를 예측하는 원자모형을 제안했다.

한 개의 전자가 한 개의 작고 양전하를 띤 원자핵 주위를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는 수소 원자모형을 설명했다. 궤도의 에너지는 양자화(quantized)되므로 전자는 특정한 에너지에 해당하는 특정한 궤도에서만 회전할 수 있다. 각각의 궤도는 고유한 반지름을 갖고 있고, 반지름은 \(n\)에 비례하며, 에너지 또한 \(n\)에 비례한다. 전자가 가진 궤도 안에서 에너지의 변화는 없으나 낮은 궤도로 전자가 이동하면 두 궤도 사이의 에너지 차이만큼의 에너지를 방출한다.$$\Delta E=E_{f}-E_{i}=h\nu$$(아래 그림 참고)

전자가 낮은 궤도에서 높은 궤도로 움직이면 에너지가 흡수되고(\(n_{i}<n_{f}\)), 높은 궤도에서 낮은 궤도로 움직이면 에너지가 방출된다(\(n_{i}>n_{f}\)).

수소에 대한 발머-리드베리 식에서 변수 \(m\)과 \(n\)은 보어 모형에서 궤도의 에너지 준위를 나타낸다. \(n\)은 높은 에너지(바깥껍질)궤도의 \(n\)값(주양자수)에 해당하고, \(m\)은 핵에서 가까운 낮은 에너지(안쪽)궤도의 \(n\)값(주양자수)에 해당한다.

\(n=\infty\) 번째 껍질과 첫(\(n=1\)) 번째 껍질간의 에너지 차이는 \(1312\text{kJ/mol}\)이다. 이것은 \(1312\text{kJ}\)는 전자가 아주 먼 거리(무한껍질)로부터 \(\text{H}^{+}\)와 반응해서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에 전자가 하나 존재하는 수소 원자 1mol을 생성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이다.$$\text{H}^{+}+e^{-}\,\rightarrow\,\text{H}+에너지\,(1312\text{kJ/mol})$$수소 원자로부터 전자 한 개를 제거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1312\text{kJ/mol}\)이라고 할 수 있다. 

보어의 모형은 수소원자의 선 스펙트럼을 설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으나 몇 가지 제약이 있다.

1. 수소와 일전자 화학종(\(\text{H}\), \(\text{He}^{+}\))이외의 다른 원자의 스펙트럼을 예측하는데 실패했다.

2. 전자의 위치에 대한 정확한 묘사가 불가능하다.(전자들은 고정된 궤도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1924년에 드 브로이는 빛이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가진 것처럼 물질도 입자의 성질뿐만 아니라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제안을 했다. 그의 이론은 플랑크 가설(\(E=h\nu\))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E=mc^{2}\))를 이용하여 다음의 드 브로이 식(de Broglie equation)을 얻었다.$$\lambda=\frac{h}{mv}$$여기서 빛의 속도(\(c\))가 입자의 속도(\(v\))로 대체되었다. 빛과 물질이 모두 파동,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물체의 드 브로이 파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일상적인 인간 수준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면에 거리와 질량이 아주 작은 원자 수준에서 빛과 물질은 인간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행동함이 밝혀졌다. 데이비슨과 저머는 니켈 결정에 전자살을 쏴서 회절무늬를 만들었다. 전자는 파동처럼 움직이고 보강간섭과 상쇄간섭으로 인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만들어졌다. 회절과 간섭은 파동의 특징이므로 회절무늬는 드 브로이 이론의 직접적인 실험적 증거이다. 이러한 전자의 파동성은 물질의 구조를 연구하고 전자 현미경에서 원자 분해능을 이용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1926년에 슈뢰딩거는 전자의 파동성에 근거한 양자역학적 원자모형을 제안했고, 1927년에 하이젠베르크는 불확정성 원리를 제안했다. 불확정성 원리는 전자가 어디에 있고, 어느 경로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는 전자 위치의 불확정성(\(\Delta x\))과 그 전자 운동량의 불확정성(\(\Delta mv\))의 곱은 \(\displaystyle\frac{h}{4\pi}\)보다 크거나 같다는 것이다.$$(\Delta x)(\Delta mv)\geq\frac{h}{4\pi}$$일상생활에서처럼 물체의 질량 \(m\)이 상대적으로 크면 불확정성 원리의 \(\Delta x\)와 \(\Delta v\) 모두 작아서 눈에 보이는 물체의 속도나 위치를 결정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원자 수준에서만 이러한 불확정성 원리를 체감할 수 있다.   


참고자료:

Chemistry 7th edition, McMurry, Fay, Robinson, Pearson                 

반응형
Posted by skywalker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