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 11.(서양교육사) 실학주의(리얼리즘)시대의 교육
르네상스 이후로 전개된 삶의 세속화는 사람들을 중세의 종교적 삶에서 현세적 인간의 삶에로 관심의 전환을 일으켰다. 현세적 삶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정치, 경제, 문화, 학문, 예술 등 각 삶의 영역들은 종교적인 틀로부터 벗어나 독자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신교와 구교의 갈등으로 인해 발발한 30년 전쟁(1618~1648)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국가를 희망하게 했고 그 결과 근대적인 국가들이 탄생되었다. 한편으로 30년 전쟁은 종교가 사람들을 구속할 수 있는 힘을 잃게 했고, 종교 대신 인간사, 신학 대신 철학, 자연과학이 부흥하게 되었고, 인간의 이성의 도움으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고 했다.
르네상스로 인해 봉건질서가 와해되고 황제와 교황을 중심으로 한 우주적 질서가 약화되면서 정치적 권력은 신흥도시와 각 지방의 영주들에게 집중되었다. 이러한 영주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확장해 나가면서 독립적인 국가를 형성했고, 국가행정, 재정과 조세제도, 군사력 등을 강력한 중앙집권 식으로 운영했다.
절대국가의 권력은 군대에 의해 지켜졌다. 30년 전쟁 이후 모든 절대국가는 독자적인 군대를 갖추었고 군대를 운영하기 위해 경제적 영역에서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국민경제체제를 이룩했다. 상업과 교역을 중심으로 국가의 부를 증대시켰기 때문에 절대주의 경제체제를 '중상주의'라고 부른다. 중상주의에서는 국가의 부가 우선시되었고, 개인의 경제활동은 통제되었다.
실학주의 교육의 목적은 관점에 따라 다양하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국가발전에 유용한 신민을 교육하는 것이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각각의 직업 영역에서 필요한 유능한 자질과 기술을 가르치고 익히는 것이고, 사회적 관점에서는 세속적이고 사교성이 뛰어난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이고, 교육적인 관점에서는 학습자에게 삶에 도움이 되는 사물관련 지식을 제공해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취하게 하는 것이다.
실학주의 교육은 인문주의 교육과 분명히 구분된다.
1. 언어교육이 후퇴하고 사물관련 교과목이 중시되었다. 전통적인 4내용과목(Quadrivium, 천문, 기하, 음악, 산수) 외에도 자연학, 고아학, 천문학, 지리학, 연대학, 역사학, 가정학, 정치학 등 자연사물과 관련된 교과목들이 교육의 내용으로 도입되었다.
2. 삶과 관련된 실용적인 교육내용이 강조되었다. 라틴어, 그리스어 같은 전통적인 언어보다 프랑스어 같은 현대 언어와 수학, 지리, 역사, 기하 등 삶에 도움이 되는 교과목과 춤, 음악, 펜싱, 승마, 여행, 수공업 등의 실용적인 교육내용이 강조되었다.
3. 모국어 교육이 강조되었다. 인문주의자들의 입장에서 천박한 모국어가 실용적인 교육언어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실학주의 시대는 교육방법의 세기라고 불릴 만큼 방법에 대한 관심이 극대화되었고, 교육사상가들에 의해 다음의 3가지 교육방법들이 있다.
1. 자연의 원리를 기초로 하는 자연주의 교육방법은 강제적이고 인위적인 것을 동원하지 않고 자연의 원리에 맡기는 소극적인 교육이다.
2. 어린이의 감각을 기초로 하는 감각주의 교육방법은 어린이가 사물을 파악하거나 말을 배우는데 있어서 직접 보고 만져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3. 관찰과 탐구와 경험을 기초로 하는 교육방법은 사물 그 자체를 알게 하고 설명은 나중에 하고, 경험을 기초로 하는 교육, 실험을 통한 학습 등의 교육을 중요하게 여겼다.
실학주의 교육은 17세기 교육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쳤고 특히 초등교육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642년에 제정된 고타(Gotha) 교육법은 고타 지역의 영주에 의해 입안된 교육법으로 주목할 부분은 13장 중 8장으로 자연적이고 실용적인 과목에 대한 소개와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여기서 교과목은 기존에 교육하던 읽기, 쓰기, 셈하기, 노래하기, 종교 등의 과목에 자연, 산수, 기하, 지리, 사회 등의 실제적인 삶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칠 것을 강조하고, 교육방법에 있어서 암기, 연습, 따라하기보다 학습자가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법을 강조한다. 이때 실과과목이 초등학교 교육에 포함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메니우스의 교육사상
코메니우스의는 자신의 저서 '범 교육론'에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모든 방법'으로 '철저하게' 가르쳐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를 위해 인간의 발달과정을 다음의 8단계로 제시했다.
탄생 전-유아학교-어린이학교-청소년학교-청년-성인-노인-죽음
다른 저서인 '대교수학(大敎授學)'에서 교수학을 구성하는 신학적, 인간학적, 정치적, 학교조직적, 교육내용적, 교육방법적인 관점들을 조직적으로 정리했다.
*대교수학의 내용 중 일부 1. 자연은 적절한 시기를 지킨다... 사람의 교육은 인생의 봄에 시작되어야 한다. 2. 자연은 사물을 만들기 위해 먼저 재료를 준비한다.... 그러므로 교육에 필요한 책과 교구를 준비해야 한다. 3. 자연은 그 형성과정에 있어서 일반적인 것으로 시작하여 특수한 것을 끝맺는다.... 학습도 처음에는 일반적이고 기초적인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4. 자연은 비약하지 않으며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먼저 이루어진 학습은 후속 학습을 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5. 자연은 장애물이나 유해한 것을 조심스럽게 피한다.... 학생들은 자기 학년에 적합한 책 이외의 다른 책은 일체 읽지 못하게 한다. 연령과 발달과정에 따른 4단계의 학교제도 1. 어머니 무릎학교(0~6세) 가정에서의 어머니 교육으로 건강, 일상언어, 도덕 및 신앙의 기초, 주변사물에 대한 인식과 구별, 자연에 대한 사실과 진리 등을 배운다. 2. 모국어학교(7~12세) 초등교육의 단계로 모국어로 읽기, 쓰기 등을 우선 가르치고, 그 외에 종교, 산수, 역사, 지리, 미술, 물리 등을 가르쳐 어린이의 내적 감각과 상상력, 기억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3. 라틴어학교(13~18세) 라틴어학교에서 고대에 대한 지식을 배우도록 하기 위해 모국어,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의 네 가지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또한 7자유학과와 자연과학, 지리학, 역사학, 윤리, 신학을 가르친다. 이때 감가에 의해 얻은 지식과 기억에 의해 인지된 것에 대한 깊은 이해를 목적으로 하여 개개 현상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 종속되는가를 다룬다. 4. 대학(19~24세) 대학교육은 주로 의지와 판단력형성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전공분야별로 신학, 철학, 법학, 의학, 언어학, 정치학 뿐 아니라 모든 방면의 지식을 제공하며, 여행과 고전도 중시된다. 대학은 유능한 교수와 도서관을 갖추어야 하며 지능이 뛰어나고 근면하고 도덕적인 학생만을 입학시켜야 한다. |
코메니우스는 어린이를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어린이를 창조질서 안의 타락하지 않은 선하고 조화와 질서 안의 존재이고 인간적 소질과 능력을 잉태한 존재이며 하나의 인격으로서 어른보다 존귀한 존재인 반면 성인은 죄악에 물들고 타락한 존재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점에서 어린이들은 코메니우스의 관점에서 어른들의 교사이면서 모범이다.
코메니우스는 어린이가 변화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태어나 갓 태어난 어린이를 생물학적인 무(無)의 상태 또는 미결정의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한 어린이는 교육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동시에 교육이 필요한 존재로 어린이가 한 인간이 되는것은 자연현상이 아닌 하나의 과제로 "인간은 교육받지 않으면 인간이 될 수 없는 교육적 존재(animal disciplinabile)"라고 주장했다.(1540년 독일, 1553년 프랑스에서 각각 발견된 늑대소년이 이를 입증한다)
코메니우스가 주장하는 교육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신의 형상대로 닮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1. 신이 창조한 자연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물을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성'.
2. 모든 피조물들의 지배자로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생명체들이 자신의 존재 목적에 따라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혜롭게 인도하는 '도덕성'.
3. 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신에 대해 복종과 경건하고 겸손한 자세인 '경건성'.
교육의 내용으로 이성을 키우기 위한 정신교육, 도덕성을 키우기 위한 도덕교육, 경건성을 키우기 위한 종교교육이 있다.
정신교육은 다시 지식교육(자연학, 광학, 천문학, 지리학, 연대학, 역사학, 가정학, 정치학 등), 작업 및 기예교육(변증법, 산수, 기하, 음악, 수공업), 언어교육(문법, 수사학, 시)으로 구분된다.
인간 안에는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악을 멀리하고 덕을 키우기 위해서 도덕교육이 필요하며 경건(신앙)은 한 개인의 온전한 생활의 형태이자 실재로서 진실된 마음의 기반이다.
교육의 기본원리는 자연에 따르는 '합 자연의 교육원리'이다. 이것은 자연의 원리에 따라 어린이의 특성과 이해능력을 고려하면서 신이 부여한 어린이의 소질을 키워주는 교육이다. 또한 어린이를 감각적 존재로 이해하고 감각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특히 시각교육을 강조했다. 시각자료는 대상을 파악하고 내면화하는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저작인 '세계도회'는 주어진 주제와 그것을 설명하는 삽화를 통해 정확하고 실제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자료로 시(청)각교육의 효시가 되었다.
어린이의 생활교육과 도덕교육의 중요한 원칙은 모범과 훈육이다. 어린이들은 뛰어난 모방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부모들이 지혜롭고 도덕적이고 경건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훈육은 어린이들의 나쁜 습관과 그릇된 행위를 좋은 습관과 건전한 행위로 변화시키는 교육이고 적절한 시기에 신중하게 훈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메니우스는 실학주의 교육학의 기초를 닦았고 이것은 18세기 계몽주의 및 자연주의 교육사상과 19세기 신인본주의 교육사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참고자료:
교육학적 사유를 여는 교육의 철학과 역사, 정영근 외 3인, 문음사
교육철학 및 교육사, 조경원 외 4인, 교육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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